[대구=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팀의 장점인 홈런을 치면서 이겼다. 앞으로 한국시리즈가 더 재밌어질 것 같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프로야구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S 3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적지에서 열린 KS 1, 2차전을 모두 패한 삼성은 우승 확률 10%만 남기고 안방으로 돌아왔다. 역대 42번의 KS 중 1, 2차전에 패한 팀이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20회 중 2회에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홈에서 특유의 ‘홈런 공장’ 면모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이뤄냈다.
삼성에서는 이날 총 4명의 선수가 홈런포를 가동했다.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 3회말 1사 상황에서 이성규가 포문을 열었고, 5회말 1사에서는 김영웅이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8회말에는 김헌곤과 박병호가 ‘백투백 홈런’을 합작해 냈다. 이로써 삼성은 역대 4번째(1989년 10월 30일 해태 타이거즈 빙그레 이글스전·2004년 10월 22일 현대 유니콘스 삼성전·2014년 11월 18일 넥센 히어로즈 삼성전)로 KS 한 경기 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팀이 됐다. 이 부문 최다 타이기록이다.
경기 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타선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쳐줘야 할 선수들이 홈런을 기록했다. 저희의 장점을 잘 살려서 이겼다. 선수들의 홈런 덕분에 타선이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시리즈가 재밌어질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삼성은 올 시즌 홈에서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특히 지난 플레이오프(PO)에서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무려 8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도 KIA 투수들을 상대로 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박 감독은 "광주 있을 때 선수들이 위축돼 있는 느낌이 들었다. 대구로 돌아오니까 선수들이 자기 스윙을 하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 홈이라 그런지 타석에서 편안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KIA와 KS 11타석 만에 안타를 쳤다. 이 안타가 홈런이 됐다. 박 감독은 "박병호가 이 홈런으로 타격 밸런스가 좋아질 걸로 본다. 앞으로도 타격감을 이어 나가 계속해서 홈런을 쳐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의 호투도 눈부셨다. 레예스는 KIA 타선을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107개의 공을 던진 그는 삼진 7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1개만 내줬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KS 3차전 데일리 MVP까지 거머쥐었다.
박 감독은 "레예스가 정말 잘 던져줬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확실한 선발 카드는 레예스와 원태인이다. 특히 레예스는 출전하면 이길 거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레예스는 PO 1차전에서 6⅔이닝 4피안타(1홈런) 1탈삼진 2사사구 3실점 1자책점, 4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2경기 모두 100구 이상을 던졌는데 KIA를 상대로도 100개 이상의 공을 뿌리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박 감독은 "6회 끝나고 교체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위가 괜찮다고 판단했다. 올려놓고 7회를 한번 가보고 상황을 보려고 했다. 왼손 투수 이승현도 준비시켰었다. 그런데 레예스가 잘 마무리를 해줬다. 추가점까지 나오면서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김헌곤의 공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5회초 2사 1, 2루에서 KIA 최원준이 날린 안타성 타구를 넘어지면서 포구에 성공했다. 대량 실점에 이어 리드까지 뺏길 수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이후 8회말에는 점수 차이를 벌리는 홈런으로 담장을 넘기며 삼성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박 감독은 김헌곤의 KIA전 활약을 놓고 '호랑이 잡는 사자'라고 표현했다. 박 감독은 "KIA 킬러다. KIA에서 김헌곤이 타석에 들어오면 제일 무서워할 것 같다"면서 "KIA는 워낙 타순이 골고루 잘 터지고 강하다. 항상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준다. KIA는 아마 김헌곤에게 제일 위압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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