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4방·레예스 7이닝 호투' 삼성, KIA 4-2 제압… KS 2연패 뒤 1승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말 무사 삼성 김헌곤이 솔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홈런포 4방과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의 호투에 힘입어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프로야구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KS 3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적지에서 열린 KS 1, 2차전을 모두 패한 삼성은 우승 확률 10%만 남기고 안방으로 돌아왔다. 역대 42번의 KS 중 1, 2차전에 패한 팀이 K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20회 중 2회에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홈에서 특유의 ‘홈런 공장’ 면모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이뤄냈다.

2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투수 레예스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며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에서는 이날 총 4명의 선수가 홈런포를 가동했다.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 3회말 1사 상황에서 이성규가 포문을 열었고, 5회말 1사에서는 김영웅이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8회말에는 김헌곤과 박병호가 ‘백투백 홈런’을 합작해 냈다. 이로써 삼성은 역대 4번째(1989년 10월 30일 해태 타이거즈 빙그레 이글스전·2004년 10월 22일 현대 유니콘스 삼성전·2014년 11월 18일 넥센 히어로즈 삼성전)로 KS 한 경기 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팀이 됐다. 이 부문 최다 타이기록이다.

선발 투수 레예스의 호투도 눈부셨다. 레예스는 KIA 타선을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107개의 공을 던진 그는 삼진 7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1개만 내줬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KS 3차전 데일리 MVP까지 거머쥐었다.

2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이성규가 1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KIA 선발 투수 에릭 라우어는 5이닝을 채웠으나, 솔로포 2방을 내준 장면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5이닝 동안 5피안타(2홈런) 8탈삼진 2실점 했다.

3회말 삼성은 선제점을 얻어냈다. 주인공은 이성규였다. 이성규는 0-0으로 팽팽하던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IA 선발 투수 에릭 라우어의 시속 151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었다.

2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김영웅이 1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5회초에는 김헌곤의 호수비가 삼성을 구해냈다. 2사 1, 2루에서 KIA 최원준이 날린 안타성 타구를 넘어지면서 포구에 성공했다. 대량 실점에 이어 리드까지 뺏길 수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5회말 삼성은 추가점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솔로포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영웅이 라우어의 시속 148km 패스트볼을 통타해 우중월 아치를 그렸다. 삼성은 2-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6회초 곧바로 추격을 허용했다. 레예스가 2사 2루에서 최형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2루 주자인 박찬호가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면서 2-1이 됐다.

2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김헌곤이 1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7회초 삼성이 또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번에는 백투백 홈런이 터졌다. 김헌곤이 먼저 손맛을 봤다. 그는 KIA 불펜 투수 전상현의 초구 시속 143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는 115m였다. 이어 타석에 선 박병호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전상현의 초구 135km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중월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의 백투백 홈런을 작렬했다.

KIA와 KS 11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박병호의 첫 안타는 홈런이었다. 이로써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홈런을 14개로 늘리면서 이 부문 공동 1위가 됐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병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개, 준플레이오프에서 9개, 플레이오프에서 1개, 한국시리즈에서 3개의 홈런을 쳤다.

2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박병호가 1점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은 8회초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레예스에 이어 마운드에 선 임창민이 2사 2루 위기를 버텨내지 못했고, 김도영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2루 주자 박찬호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4-2로 점수 차이가 좁혀졌다.

8회말부터 마운드에 선 김재윤은 9회초 급격하게 흔들렸다. 8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2사 만루 위기까지 맞았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추가 실점을 하지는 않았다. 박찬호을 상대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솎아내면서 경기를 매조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