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물길여정’ 김지연 작가 “제 작가 여정에 후회는 없어요”

[인터뷰] ‘물길여정’ 김지연 작가 “제 작가 여정에 후회는 없어요”

문화매거진 2024-10-25 16:21: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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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매거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지연 작가 / 사진: 김지연 제공
▲ 문화매거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지연 작가 / 사진: 김지연 제공


[문화매거진=김주현 기자] “되돌아가기에는 이미 먼 길을 온 것 같아요. (웃음)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하지 않을까요? 사실 대학 졸업하고 2년 정도 그림을 안 그리고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있는데, 마음 한구석으로는 허전함이 있더라고요. 내가 이러려고 예고, 미대를 나왔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해보니 그 답은 결국 ‘그림’이었어요. 그래서 대학원을 진학했고, 대학원에 가서 지금의 토끼 시리즈가 형성됐어요. 단단해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실갤러리에서 만난 김지연(@ji.yeonkiim_art) 작가의 말이다. 내달 1일까지 두실갤러리서 개인전 ‘물길여정 : Waterway Journey(이하 물길여정)’을 열고 관객을 마주하는 김지연 작가의 ‘작가 여정’은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차있다. 

신작으로 구성된 ‘물길여정’은 물길을 따라 어떠한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상상 여정을 표현한 전시다. 상상 여정 속에서 마주하는 식물들과 오로라가 뜬 밤하늘,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은 환상적이면서 동화 같은 감상을 자아낸다. 동심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상 속 이상 공간은 실재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자유롭다. 이는 ‘김지연 작가의 내면엔 실재하는 공간’으로도 풀이된다. 

▲ 김지연 작가 개인전 '물길여정' 전경 / 사진: 김지연 제공
▲ 김지연 작가 개인전 '물길여정' 전경 / 사진: 김지연 제공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본인의 내면에 집중해보자’는 거예요. 다들 소중한 기억이 하나쯤은 있잖아요.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그걸 잊어버리곤 하죠. 그런데 이 기억들은 결국 본인을 밝혀주는 존재가 돼요.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동화 같은 여정을 살아가 보자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요즘 어두운 이슈도 워낙 많으니까요.”

김지연 작가의 작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궁금증이 피어오른다. 작품 속 귀여운 토끼들의 이목구비가 없는 탓이다. 그는 “관객이 그날 기분에 따라 귀 모양과 동작을 보고 자신의 감정을 대입시켜 여러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항해, 김지연, 장지에 호분과 분채, 145.5x112.1cm, 2024
▲ 항해, 김지연, 장지에 호분과 분채, 145.5x112.1cm, 2024


“작업노트에는 토끼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의미한다고도 적어놓긴 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토끼는 제 내면의 숲속에 빛나는 반딧불 같은 존재이기도 해요. 또 다른 김지연이자 제 친구이기도 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제가 어릴 때 들고 다니던 애착 인형에서 모티브를 얻어 토끼를 그리게 되었는데, 제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동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봐도 좋을 듯 합니다.”

그는 “제 작품을 통해 안 좋은 기억보단 밝은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그림을 보니 심신이 안정된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토끼라는 동물을 그리고는 있지만 풍경과 동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제 장점인 것 같다”며 웃었다.  

▲ 김지연 작가 개인전 '물길여정' 전경 / 사진: 김지연 제공
▲ 김지연 작가 개인전 '물길여정' 전경 / 사진: 김지연 제공


한옥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두실갤러리와 따뜻한 색채, 작가의 밝은 에너지가 조화를 이룬다. 그는 “두실갤러리는 산도 보이고 자연친화적이면서 한국적인 색감이 매력적인 공간이더라.  미팅했을 때부터 이곳에서 전시를 하고 싶었다”며 “공간이 두 군데로 나뉜 것을 보고 스토리텔링에 집중해봤다. 오른쪽 공간에 걸어둔 메인 작품을 통해선 ‘배를 타는 여정 속 밤하늘을 보다 오로라를 발견하는 느낌’을 드리고 싶었고, 그 옆 공간에서는 식물 표현에 눈길이 갈 수 있도록 했다. 작가의 화풍이 조금 바뀌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김지연 작가’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귀띔했다.

“작품 사이즈도 다양하게 준비하려 해요. 어떻게 보면 사이즈에서 자유로운 것도 제 장점 중 하나일 수 있겠죠? 졸업을 하려면 큰 호수도 준비해야 했고, 작은 작품만 하면 인정을 잘 안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큰 화면과 작은 화면의 그림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요. 여러 방면으로 시도하는 중이에요. 어떻게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려고 하는데, 내가 선택한 도전인 만큼 마무리 지어야 편하니까요.” (웃음)

▲ '0'의 여정, 김지연, 장지에 호분과 분채, 금분, 48x130cm, 2024
▲ '0'의 여정, 김지연, 장지에 호분과 분채, 금분, 48x130cm, 2024


이번 전시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를 주고 싶단다. ‘만점은 좀 그런 것 같다’는 겸손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제가 초록색을 좋아해서 평소 그 색을 집중해서 쓰긴 하지만, ‘물길여정’에선 다양한 색감을 보여드리려 노력해봤다”며 “너무 한 틀에만 갇히기보다는 여러 시도를 통해 제 작업 세계관 안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가 마침 토끼 해(계묘년)라서 기회가 많았고, 그래서 ‘2024년엔 전시를 많이 못 하면 어떡하지?’ 걱정도 했는데 막상 그만큼 확 줄어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올해는 넉넉히 준비할 기간을 갖고 꾸준히 전시를 해왔던 한 해였어요. 다행이다 싶죠. 내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올 연말은 작업에 몰두할 것 같아요. 제 ‘작가 여정’에 후회는 없습니다. 하하. 한철 유행으로 끝나는 그림이 아니라 계속 존재할 수 있게 노력할 예정입니다.”

▲ 김지연 작가 개인전 '물길여정' 포스터
▲ 김지연 작가 개인전 '물길여정' 포스터


[작가 이력]
2022~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동양화 전공 박사과정
2022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졸업
2018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4 물길여정 : Waterway Journey, 두실갤러리, 서울
2024 숲속의 메아리, 루씨쏜아뜰리에, 제주
2023 숲으로의 초대, 갤러리 선, 서울
2023 묘한 환상의 숲, KT&G대치갤러리, 서울
2022 미지의 세계 : The unknown world, 사이아트스페이스, 서울

[단체전]
2024 미술관 옆 동물원, 충주공예전시관, 충주
2024 arte k art wall project, 울산현대백화점, 울산
2024 RE:ARTFAIR, 아트스페이스 서촌, 서울
2024 풍경속 상상, P&C Total Gallery, 서울
2023 우린 모두 다른 우주에서, 아르떼케이, 서울
2023 The Road to Fantasy, 세브란스 아트스페이스, 서울
2023 Group '6', 퍼블릭갤러리, 서울
2023 WE FLASH!,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23 사색 속에는 각자의 소리가 존재하고, 에이라운지갤러리, 서울
2023 2023 띠 그림전, 이천시립미술관, 이천
2023 복 주는 토끼전, 아트스페이스 선, 서울
2023 휘파람 소리, 갤러리 반디트라소, 서울
2023 SPARK, Hello Gallery, 도쿄
2023 Group by ‘5’, 퍼블릭갤러리, 서울
2022 Small Wonders, 인사갤러리, 서울
2022 형상의 바깥,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2022 About Space, P&C Total Gallery, 서울
2021 팬데믹 1년 우리의 변화 : 틈, 미루갤러리, 서울
외 아트페어 다수

[수상]
2023 제1회 아트 공모전 대상 수상, 곽재선 문화재단(前이데일리문화재단)
2022 제22회 대한민국 안견미술대전 동양화부문 입선

[소장]
곽재선 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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