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주대은 기자(충주)] 지난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은 ‘광양 루니’ 이종호가 지도자로서 새로운 출발에 대해 이야기를 전했다.
‘광양 루니’. 이종호의 현역 시절 별명이었다. 왕성한 활동량, 엄청난 투지, 강력한 슈팅 등이 웨인 루니를 떠오르게 한다고 해서 붙었다. 그는 어린 시절 차범근축구상 대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자랑했다. 전남 드래곤즈 유스(광양제철중학교-광양제철고등학교)를 거쳐 성인이 되자마자 곧바로 전남에서 데뷔했다.
이종호는 전남, 전북 현대 모터스, 울산 HD, V-바렌 나가사키, 성남FC 등을 거치며 프로 통산 349경기 83골 26도움을 몰아쳤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경험도 있다. 2015년엔 A매치에 데뷔해 2경기 1골을 기록했다. 이종호는 지난 2023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이종호는 올해로 32세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은퇴를 택하고, 지도자를 시작하기엔 다소 이른 나이다. 게다가 은퇴 직전까지 이종호를 원하는 팀도 있었다. 그럼에도 과감히 축구화를 벗었다. 아쉬움도 없었다.
축구 선수로서 인생에 마침표를 찍은 이종호는 현재 건국대학교 축구부 코치로서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인터풋볼’과 인터뷰에서 “제2의 인생으로 지도자를 선택을 했다. 그 전년도 시즌을 잘해놨기 때문에 후회 없이 은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하 이종호 인터뷰 일문일답]
-은퇴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은퇴 선수들이 출연하는 ‘슈팅스타’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다. 그걸 하면서 건국대학교에서 코치 생활하면서 지내고 있다.
-은퇴 직전까지 러브콜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다소 빠른 은퇴가 아쉽지 않나?
아쉽기보다는 제2의 인생으로 지도자를 택했다. 빨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년도 시즌을 잘해놨기 때문에 후회 없이 은퇴를 할 수 있었다.만약 내가 만족하지 못할 시즌이었다면 계속 묶일 것 같은데 잘해놔서 지도자의 길로 빠르게 들어섰다.
나는 남들보다 프로 생활을 빨리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 생활을 했다. 지도자를 시작하면 레벨 1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기본적인 것부터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2년 경험을 빨리해서 기본기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첫 지도자 생활을 건국대학교에서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성환 감독님과 인연이 돼서 기회를 주셨다. 건국대 김재훈 수석 코치와 전남 입단 동기다. 강태영 GK 코치와 1살 차이다. 고등학교 때도 만난 적이 있다. 감독님도 비교적 젊으셔서 배워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성인팀을 맡아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게 나한테는 큰 복이다.
-건국대학교 선수들과 10살 넘게 차이가 난다. 선수들이 ‘광양 루니’, ‘이종호랑이’ 같은 별명을 아나?
유튜브로 좀 찾아봤으면 좋겠다.(웃음) 그런데 애들이 되게 순수하고 축구에 대한 열망도 있다. 또 건국대만의 끈적한 문화도 있더라. 선수 때도 그런 부분으로 인해 건국대가 좋은 팀이라는 걸 느꼈다. 내가 경험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건국대 이성환 감독님이 경험할 수 있게 기회를 많이 주신다. 선수들에게 내가 가진 노하우를 많이 주려고 한다. 수비수한테는 ‘내가 이런 수비를 당했을 때 어렵더라’ 같은 피드백을 주고, 공격수한테는 ‘이런 수비는 이렇게 뚫어야 한다’라는 걸 알려준다. 프로 시절 경험을 알려주려고 한다
(엄청난 프로 커리어 덕분에 선수들이 피드백을 잘 받아들일 것 같은데?)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열려 있다. 또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이성환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팀을 단단하게 잘 만드신 것 같다.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가?
일단 성실해야 한다. 팀적인 전술을 성실하게 이행하면서 개인적인 장점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프로에 가서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다. 축구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시간을 투자하는 게 대학교 때 더 중요한 것 같다.
-지도자로서 고충은 없나?
없다. 나는 지금이 너무 재밌다. 나한테는 정말 소중하다. 며칠 안 보면 애들이 보고 싶다.(웃음) 촬영 갔다가 힘들어도 선수들 만나러 갈 생각하면 눈이 저절로 떠진다. 지금이 재밌다.
-추구하는 축구 철학이 있다면?
난 축구가 시간과 공간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타이밍을 잡는 것과 형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수적 우위를 가져갈 것인가 그런 것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 대학 축구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로 현장에 있으면서 어떻게 느끼는지?
대학 축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쟁률 같은 건 자세히 모르겠다. 내가 전국 대학교에 있는 선수들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본인만의 장점을 대학교에서 장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고만고만한 기본기에 기술이면 지능이 좋은 선수들이 경기를 뛴다. 경쟁력이 없다. 그러니까 대학 시절 때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개인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헤더를 잘한다든가, 스피드가 뛰어나서 돌파에 능하다든가 이런 본인만의 특색을 갖추려고 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스카우트 눈에 들 수 있다.
-지도자로서 올해 목표가 있나?
10월에 지도자 등록하고 팀이 2연승이더라. 묻어가는 느낌이지만 너무 좋다. (뿌듯하겠다.) 뿌듯하다. 한 팀의 일원으로 계속 승리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왕중왕전이 중요하다. 내가 봤을 때 우리가 충분히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왕중왕전이 첫 번째 목표다.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게 목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도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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