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표준상품 채권 부실화, 투자자들 큰 피해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중국 지방채 시장에서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이 발생,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 중국 지방채 시장에서 음성적으로 거래돼온 비표준 상품채권에서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약 8천억달러(약 1천110조5천600억원)가량의 디폴트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중앙 정부의 암묵적 보증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곤경에 처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행한 채권들이 부실화하자 부양책을 내놓았다. 지방 정부가 채권 상환을 위해 약 2조2천억 위안(약 428조원)의 신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며, 국영 은행에는 추가로 재융자를 해주도록 지시했다.
부양책이 나오자 채권금리는 대폭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채권을 사겠다며 다시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상장되지 않은 채권 투자 상품인 이른바 비표준 상품 채권에서 문제가 터졌다. 디폴트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파이낸셜 차이나 인포메이션 앤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방정부 자금조달을 위한 특수목적법인(LGFV)과 연계된 비표준 상품채권 60개가 디폴트 혹은 상환 위험 경고를 받았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디폴트로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소규모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루루 팡씨의 경우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과 연계된 신탁 채권 상품을 샀다가 1천500만 위안(약 29억원)의 원금을 잃었다.
연 8%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했지만 작년에 디폴트가 나면서 투자금이 모두 날아갔다.
부동산 담보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선전에 있는 아파트가 압류될 위기에 처한 그는 같은 처지의 투자자 100여명과 함께 신탁사와 관공서를 여러 차례 찾아가 문제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금 제 삶은 완전히 엉망이 됐다"면서 "평생 일해 모은 돈을 모두 이 상품에 넣었다. 이 상품이 안전하다고 들었는데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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