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육로에서 카스피해까지”...‘틈새’ 중앙아시아로 뻗어가는 K-물류

“카자흐 육로에서 카스피해까지”...‘틈새’ 중앙아시아로 뻗어가는 K-물류

한스경제 2024-10-25 15:17:22 신고

3줄요약
‘중부회랑(Middle Corridor)’ 노선도 / VOA 제공
‘중부회랑(Middle Corridor)’ 노선도 / VOA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전통적인 물류망이 흔들리자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물류 네트워크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북한으로 육로가 막힌 한국은 해상과 육상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중앙아시아와의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분쟁부터 홍해 사태까지 끊이지 않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전통적인 육·해상 물류망의 위험도가 높아지자 전세계 물류시장은 새로운 대체경로 탐색에 나섰다. 그중 카자흐스탄, 카스피해,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튀르키예 등 중앙아시아 지역을 통과해 유럽까지 연결되는 ‘카스피해 횡단 국제 운송경로(TITR)’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노선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중부회랑(Middle Corridor)’이라고도 불리는 TITR은 아시아-유럽 운송경로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 등과 달리 러시아 영토를 거치치 않는 유일한 대륙횡단철도 루트로, 현재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삼국을 중심으로 TITR 확대 개발을 위한 논의와 인프라 투자가 국가 차원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카자흐스탄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TITR을 통한 화물 운송량은 2022년 대비 86% 성장한 276만t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420만t가 운송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World Bank) 또한 “TITR 물동량은 오는 2030년엔 3배 증가해 1100만t에 이를 것”이며 “2030년까지 중국과 유럽 간의 전체 무역 회전율이 약 30% 성장할 것이고 그중 TITR을 통한 무역이 중앙아시아 국가 간 무역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지역통상조사실 연구위원은 “유라시아 지역에서 중앙아시아를 연계하는 물류운송루트의 개발은 향후 이 지역의 경제환경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 노선을 관통하는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매우 큰 경제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항 신항 / 연합뉴스 제공
부산항 신항 / 연합뉴스 제공

국내 또한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러시아와의 무역에 차질을 입자 그 대안으로 중앙아시아와의 무역파트너 관계를 확대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대한상공회의소의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실적과 호조국가 분석’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수출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수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10대 국가 중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했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의 수출액 증가율은 332.3%를 기록하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빠른 성장세를 증명했다.

대한상의는 “기존에 비교적 주변 시장으로 여겨졌던 국가들에서의 수출이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영향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 간의 자동차 무역이 어려워진 가운데 한국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26일 중국 연운항 항구 중-카 합작 물류기지 철송장에서 국제복합운송 시범열차가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 코레일 제공
지난 6월26일 중국 연운항 항구 중-카 합작 물류기지 철송장에서 국제복합운송 시범열차가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 코레일 제공

◆중국·러시아에서 벗어나 카자흐·우즈벡 중심 물류사업 확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물류업계가 중앙아시아로 물류 공급망 방향을 변경하다면 유럽과 중앙아시아로의 안정적인 운송루트를 확보함과 동시에 전통적 무역파트너인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지난 6월 코레일(Korail)은 ‘국제복합운송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기업의 자동차부품, 가전제품 등 수출품을 선박과 철도를 통해 우즈베키스탄으로 운송했다. 이번 사업으로 40피트(FT) 규격의 컨테이너 55개는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출발해 부산항과 중국 롄원강항(连云港港)을 거쳐 중국횡단철도(TCR)를 타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약 24일간 약 6852km를 이동했다.

코레일은 “현재 열차배정 지연이나 국경역 통관심사 지연 등으로 화물 적체현상이 발생해 한국에서 중앙아시아까지 화물운송에 30일이 소요되고, 물동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최대 6개월까지도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철도와 대륙철도 구간에서 복합운송 전용 정기화물열차의 운행을 추진하고 구체적 업무절차를 표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달 코레일은 중국국가철로그룹유한공사(CR)와 ‘철도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현재 TCR과 연계해 추진 중인 국제복합운송열차의 국내기업 선로 우선배정 등에 대해 협의했다. 이어 통관 절차 지연 등에 관한 장애요인들도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CR은 중국 철도의 운영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TCR 운영을 맡고 있다.

LX판토스는 또한 지난 10일 카자흐스탄 교통부 장관을 만나 TITR 구간에서의 컨테이너 화물 운송에 관한 공조 방안을 중점 협의했다. 양사는 TITR을 이용한 유럽·아시아 간 화물운송 확대, 양사간 물류 자산 활용과 카자흐스탄 수출 화물의 공동 개발 등에서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이날 LX판토스는 양측 협력방안의 구체적 실행을 위해 현지 물류기업 PTC 그룹과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진의 우즈벡 타슈겐트에 ELS 법인 / 한진그룹 제공
한진의 우즈벡 타슈겐트에 ELS 법인 / 한진그룹 제공

한진은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우즈베합작법인 ELS(Eurasia Logistics Service)를 설립해 국제 트럭킹 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LS 법인은 우즈벡 내 전 구간과 인근 국가에서의 국제 트럭킹 운송사업과 항공·철도를 활용한 포워딩 사업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유럽, 중동지역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물류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유라시아 물류의 심장부인 우즈벡에서 현지법인을 통해 중앙아시아에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비해 차별화된 현지 물류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다각화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