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 세계 의료 AI 시장 규모는 151억 달러(한화 약 21조원)다. 북미 시장 규모는 절반에 육박하는 68억 달러(9조원) 규모다.
특히 의료 AI 시장은 연평균 3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북미 지역에서의 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30년 예상 시장 규모는 1879억5000만달러(한화 약 260조원)다.
현재 미국 진출 의료 국내 AI 기업은 루닛이다. 회사는 지난 5월 뉴질랜드에 본사를 둔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 인수를 마무리하고 미국 유방암 검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유방암 검진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초거대 시장이다. 루닛은 AI 솔루션 품목허가 지연으로 시장 진출이 늦어지자, 속도감 있는 진입을 위해 작년 9월부터 볼파라와 접촉을 시도했다. 앞서 루닛의 3차원(3D)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전 허가(510(k) Clearance)를 받았고, AI 유방암 진단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도 지난 2021년 시판 허가를 받았다.
볼파라는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 자사의 유방암 검진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97%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나오는 등 현지 사업기반을 잘 갖췄다.
루닛은 볼파라의 미국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 중이다. 지난 8월에는 미국 전역에서 40개 이상의 이미징센터를 운영하는 대규모 영상진단 플랫폼 기업 '레졸루트'에 유방암 검진을 위한 AI 솔루션 '세컨드리드AI'(SecondReadAI)를 공급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제품은 'MMG'와 'DBT'를 기반으로 하는 유방암 검진 통합 AI 솔루션이다.
회사는 볼파라 유통망을 활용한 추가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현재 제품 공급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볼파라 실적이 연결로 잡히는 만큼 매출 확대도 기대 중"이라며 "양사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제품 개발도 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루닛은 B2G(기업·정부 간 거래) 사업 등을 통해 아시아, 중동 등 첨단 의료서비스 수요가 큰 신흥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WS) 주정부의 국가 유방암 검진 사업 운영권 수주를 시작한데 이어 지난해 5월 스웨덴 최대 규모의 민간병원 '카피오 세인트 괴란' 병원과의 계약을 통해 스웨덴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전략사업 '헬스케어 샌드박스'에 참여하고 150여개 가상 병원에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헬스케어 샌드박스는 사우디 내 의료 시스템 선진화 및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프로젝트 참여 기업은 사우디 보건부(MoH)로부터 사우디 내 의료기관과의 협업, 소프트웨어 공급, 투자유치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올 7월에는 카타르 공중보건부(이하 PHCC)가 주관하는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젝트에 'MMG'를 공급키로 했다.
회사 측은 "특히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여행과 의료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사우디의 헬스케어 샌드박스에 들어가게 된 것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국가적 니즈에 맞았기 때문"이라며 "(중동 국가들과) B2G 사업은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회사는 글로벌 빅파마와 제품 상용화 계약을 맺으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스위스 기업 로슈진단의 디지털 병리 플랫폼 '네비파이'과 자사 AI 병리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 PD-L1'를 통합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로슈진단의 AI의료 제품이 판매될 때 루닛 제품도 함께 판매할 수 있어 회사는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한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AI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지난 2018년 AI 기반 통합 제품군인 'AVIEW'로 FDA 최초 인증을 획득한 이후 지금까지 총 9개 제품에 대해 미국 허가를 받았다. 현재 미국법인을 통해 현지 영업을 확대 중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1년 하반기 북미 법인 설립 후 UCLA 하버, 스탠포드 의과대학 3D 실험실, UMMH(UMass Memorial Health)등과 제품 판매 및 연구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UMass는 지난 6월부터 코어라인소프트의 주요 제품을 본격 사용하고 있다. UMass가 도입한 제품은 코어라인소프트의 AI 폐암 검진 솔루션 'AVIEW LCS', AI 만성폐쇄성폐질환 자동분석 소프트웨어 'AVIEW COPD', AI 심혈관 진단 솔루션 'AVIEW CAC' 등이다.
또 회사는 지난달 독일 내 대학병원들과 AI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영국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플랫폼 전문 기업 블랙포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유럽 성과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뷰노는 자체 개발 솔루션인 '뷰노메드' 시리즈 4종과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히 AI기반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은 지난 7월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 AAIC 참가와 동시에 공식 런칭했다.
딥브레인은 주요 퇴행성 뇌질환으로부터 비롯되는 치매 진단을 돕는다. 또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선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딥브레인 관련 핵심 기술 2건은 미국에서 특허 등록이 결정되기도 했다.
회사는 현지 시장 내 빠른 확산을 위해 주요 이해관계자(KOL)와의 접점을 늘려 영업망을 구축하고, 미국 의료보험 체계 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뇌 MRI 정량화 기술에 수요가 있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에 대한 논의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뷰노는 '헬스케어 샌드박스'에도 공식 합류하며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뷰노는 사우디 보건부 산하 공공의료 가상 병원인 'SEHA 가상병원'에 딥브레인을 공급하고 향후 비즈니스 협력을 확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제이엘케이는 자사 주력 제품인 AI 기반 뇌졸중 진단 솔루션으로 미국과 일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의료시장은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세계적으로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일본 의료 AI 시장 규모도 오는 2030년 89억 달러(약1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CTP(CT 관류 영상)를 활용한 뇌졸중 치료 보험수가가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제이엘케이의 시장 진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 회사가 자체 개발한 뇌 CT 관류 영상 솔루션 'JLK-CTP'는 최근 FDA에 이어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에서도 인허가를 받았다. JLK-CTP는 뇌 CT 관류 영상을 분석해 뇌관류 저하 영역과 뇌 손상 정도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AI 솔루션으로 의사들이 이를 통해 뇌졸중 환자의 수술 및 시술 여부를 효과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뇌졸중 MR 기반 솔루션 'JLK-PWI' 또한 PMDA 허가를 받았다. JLK-PWI는 뇌 MR 관류 영상에서 비가역적 뇌손상이 발생한 영역과 혈액 공급이 지연돼 있는 영역을 자동으로 분석해 뇌혈관 재개통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이다. 지난 8월 FDA에도 인허가 신청을 완료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전립선암 진단 솔루션 'JLK-PROSTATE', 뇌졸중 대혈관폐색(LVO) 솔루션 'JLK-LVO'데 대해 FDA 허가를 받았다.
회사는 미국과 일본에서의 잇따른 성과가 향후 세계 시장 진출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세계 3위의 의료시장을 가진 일본은 급속한 고령화로 뇌졸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자사 의료 AI 솔루션이 일본 의료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국과 일본 시장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와 같은 다른 주요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중요한 관문이 된다. 향후 글로벌 시장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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