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서울고등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4월 13일자 전원회의 의결 제2023-063호로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이라 지칭) 및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대하여 내린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전부 취소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한변협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전부 취소하고,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재차 확인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적극 환영한다.
대한변협은 변호사가 아닌 법률플랫폼이 변호사법의 규제를 받지 않은 채 법조시장에서 허위광고를 하고, 법률플랫폼 내에서 자의적으로 특정 변호사가 법률소비자가 원하는 전문 변호사인 것처럼 조작한 뒤 수임으로 연결시키는 행위의 위험성을 누차 경고하였다. ‘형량예측’이라는 서비스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 역시 소리 높여 지적하였다. 모든 국민은 변호사법에 따라 법률 사건의 소개 및 알선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할 때 형사처벌까지 받지만, 법률플랫폼은 이 변호사법의 규제가 구시대적 기득권의 상징이라면서도, 자신들의 행위는 그 규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변호사법이 없어진 법률시장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지를 경고하는 것 역시 대한변협의 몫이었다. 이것은 변호사가 공적 의무를 지닌 직역이기에 가져야 할 의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대한변협은 변호사법을 잠탈할 위험이 있는 특정 사업자에 대한 협조금지 의무를 회원에게 주지시키고, 부득이 협조금지 의무를 따르지 않은 회원에 대한 징계를 개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법률플랫폼은 대한변협의 소비자와 변호사 연결 과정에 대한 알고리즘과 해당 변호사가 그 플랫폼을 통해 수임한 수임 내역, 광고비 내역 등에 대한 어떠한 사실확인 요청도 응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은 2024. 10. 24. 그동안 있었던 대한변협이 한 조치에 대해, 그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즉, 서울고등법원은 변호사 직무가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뒤, “리걸테크 등 현실의 변화에 대응하여 탄력적이고 유연한 규제가 요구되므로, 변호사 광고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대한변협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 며, 리걸테크 역시 변호사법의 범위 내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 특히 서울고등법원은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광고 관련 규정 제‧개정, 구성사업자에 대한 감독 및 징계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점 등에서 대한변협의 행위가 변호사법에 따른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행위로서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고 하여, 대한변협이 변호사법의 위임을 받아 광고에 관한 규제를 하는 것은 법령의 위임에 따른 공권적 행정 작용임을 인정하였다. 이는 변호사 광고 규제에 대한 대한변협의 행위는 단순 사업자단체의 행위에 그치지 않았다는 그간 대한변협의 주장을 인정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서울고등법원은 리걸테크 산업에 대한 대한변협의 적정한 검토와 심사 권한까지 인정하였다. 즉,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리걸테크 분야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종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기존 법체계와의 다양한 형태의 충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구성사업자인 변호사들이 리걸테크를 이용하는 경우 그 사업내용이나 활동에 대한 대한변협의 적정한 검토‧심사 등 검증이 불가피하다” 고 판단한 것이다. AI 등 향후 리걸테크 산업이 변호사법의 범위 내에서 대한변협의 심사와 감독을 통해 상생하여 발전해야 한다는 당연한 법리를 법원이 새삼 확인해 준 것이다.
대한변협은 법정 단체로서 사기업 집단과는 달리 변호사 직역의 공공성을 수호하고 국민들에게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익적 책무를 가지며, 변호사들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독자적인 권한을 갖는다. 이번 판결을 통해 대한변협의 건전한 수임질서 유지와 법률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할 것이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향후 대한변협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권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법률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고, 사설 온라인 법률플랫폼 서비스에 의해 건전한 수임질서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AI 등 리걸테크 산업이 변호사법의 범위 내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감시할 것이다.
2024. 10. 25.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김 영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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