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실손24에 접속해 본인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후 자신이 가입한 보험과 진료 정보(병원·일자·내용)를 차례로 선택하기만 하면 온라인으로 보험금 청구서를 작성·전송할 수 있다. 정부 전산망을 통해 가족관계 확인도 가능해 미성년 자녀의 보험금도 부모가 대신 청구할 수 있다.
실손24를 통해 보험사로 전자 전송이 가능한 서류는 계산서·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 처방전 등이다. 다만 보험금 청구를 위해 진단서를 비롯한 추가 서류, 약제비 계산서·영수증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처럼 가입자가 서류를 발급받아 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 또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발생한 진료비는 전자 전송이 불가능하다.
이날 전산시스템 운영 상화과 의료기관 참여 현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보험개발원을 찾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의료계와 전자의무기록(EMR) 업체가 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지금부터 의원·약국 참여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이 전산 청구가 가능한 병원을 편리하게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제도가 시행되면 실손보험금 청구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에 청구되지 않은 실손보험금 규모가 지난해에만 3211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받을 보험금이 소액이면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병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보험소비자들이 제도 시행에 따른 편익을 체감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제도 시행 전날인 24일 기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대상 병원 4235개 중 참여를 확정한 곳은 17.3%에 해당하는 733개에 불과하다.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참여하기로 했지만 실손보험 청구 비중이 높은 일반병원과 종합병원은 참여율이 각각 24.4%, 64.7%에 그쳤다. 보험업계와 자료전송 대행 기관인 EMR업체 간 협상이 진전되고, 보험개발원이 6차례에 걸쳐 확산 사업을 진행해 이달 들어 참여 의료기관이 늘었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의료계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다. 우선 국민들이 실손보험금 전산 청구가 가능한 병원을 편리하게 확인·선택할 수 있도록 실손24에 ‘내 주변 병원 찾기’ 기능을 탑재했다. 앞으로 지도 앱과 연계 등을 통해 편의성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편의성을 강화해 실손 보험금 전산 청구가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면 병원들의 참여를 유인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이에 더해 의료계가 참여하는 ‘실손전산시스템 운영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내년 10월부터 시행 대상이 되는 의원·약국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참여를 결정하지 않은 병원과 EMR 업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참여를 확정한 병원은 전산시스템과 연내 연계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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