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4주기 추도식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선영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삼성전자 현직 사장단들이 먼저 참석했다. 사장단들은 검은 밴 차량인 현대 쏠라티(15인승) 6대를 나눠 타고 오전 9시20분부터 약 30분에 걸쳐 선영에 입장하기 위한 정문을 통과했다. 열띤 취재 열기를 의식한 듯 차량은 연속으로 줄지어 입장하는 대신 5분 간격으로 띄엄띄엄 입장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전영현 부회장 등 삼성 현직 사장단들이 차에서 내려 이 선대 회장 추도를 위해 언덕 위로 올라간 광경이 포착된 시각은 오전 10시였다. 이들은 추도 후 10시10분경 자리를 떠났다. 삼성 사장단들은 지난 추도식에도 이재용 회장 등 유족들이 선영을 찾기 전 미리 방문해 선대 회장을 기려왔다.
고인의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은 삼성 사장단들이 떠난 후 같은 자리에서 추도식을 가졌다.
선영에 오르는 길에 홍라희 여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팔짱을 끼고 앞서 갔고 그 뒤를 이재용 회장이 따랐다.
이 회장은 이날 추도식을 마친 뒤 삼성 현직 사장단과 함께 오찬을 함께 한다. 이 회장은 그간 선대 회장의 추도식 참석 이후 용인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 행사를 가져왔다.
올해는 경기 용인 삼성 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이 진행된다. 인력인력개발원 내에 있는 창조관은 삼성전자 신입사원들이 매해 입사 후 교육을 받는 장소이자 선대회장의 흉상이 설치된 장소다.
재계에서는 이번 오찬에서 이 회장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경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실적 부진 등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조직 안팎을 다독이는 한편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오는 27일에는 이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에 공식 취임한 지 2주년이다.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을 되새기는 등 위기를 타개할 메시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21년 선대회장 1주기 추도식에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이후 추도식에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 선대회장은 1987년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이후 삼성을 이끌며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발언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1993년) 등 경영 혁신을 앞세우며 삼성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키웠다. 그는 지난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년5개월여간 투병하다가 2020년 10월25일 78세 일기로 별세했다.
이 선대회장이 잠들어있는 수원 선영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수원사업장과 10km가량 떨어진 곳이다. 삼성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고인의 평소 애착을 고려해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힌 용인 선영이 아닌 수원 선영에 모셨다. 선영은 볕이 잘 들고 소나무들이 둘러여 있는 숲으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내부 입장을 위해서는 백선교회 옆 철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날은 입구 근처에서 보안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등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차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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