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으로 관심 높아진 채권 투자...개미는 국채보다 미국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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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깜짝 편입되면서 채권시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으로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국채 투자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국채보다는 미국 국채에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러셀은 한국을 세계국채지수에 편입 하기로 결정했다. 세계국채지수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돼 있는 선진채권지수로 추종 자금만 2조5000억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다.

실제 편입 시기는 내년 11월이지만, 외국인 자금의 선제적 유입이 기대되면서 채권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새 미국 장기국채 3배 레버리지 상품인 TMF를 가장 많이 매수(약 1400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금리인하 피벗도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채권 가격이 금리와 반비례한다는 측면에서 금리 하락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큰 장기채권에 몰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개미들은 미국에 상장된 대표 장기국채 관련 상품인 TLT ETF에 이달에만 약 24억6000만달러(약 3조3700억원) 몰려들었다. 

iM증권 박윤철 연구원은 “증시 고점 부담이 심화된 가운데 이달 들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단기간 급등하며 4%대 레벨에 진입하자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은 접근성이 용이한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개인들은 최근 한 달 새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ETF를 1000억원 가량 사들였으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H)’도 약 550억원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채의 인기는 시들하다. 정부가 국채 시장 대중화를 목적으로 지난 6월부터 개인용 국채를 발행했지만, 청약 경쟁률은 매달 감소세를 보였다. 10년물 개인 국채 청약 경쟁률은 첫 청약 당시인 6월 3.49대 1을 정점으로 7월 1.94대 1, 8월 1.17대 1을 기록했으며, 지난 9월에는 미달(0.29대 1)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보다 미국 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으로 당연히 장기채권 수익률도 미국이 더 높을 뿐만 아니라 향후 금리인하 상황에서도 채권 가격 이득을 더 볼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장기채권 쪽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0월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24%, 20년 국채 수익률은 4.58%인데 반해 지난 9월 발행한 10년물 개인 국채 수익률은 3.4%, 20년물은 3.42%가 적용돼 약 1%포인트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들의 노후 대비 자산 형성이라는 취지는 좋으나 시장 논리를 충분히 고려한 것인지 회의적”이라며 “투자 유인을 위해서 5년물 등의 중기물 발행과 세제 혜댁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