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 들불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불놓기 행사를 복원하는 내용을 담은 주민 발의 조례안이 제주도의회를 통과하자 제주 시민단체가 제주도에 재의요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지역 19개 시민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25일 논평을 통해 "기후위기 시대, 오름에 불을 놓는 만행을 통과시킨 제주도의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기후위기로 우리나라 산불 발생 빈도는 2000년대 전과 비교해 3배가 증가했다"며 "가장 건조한 3∼4월에 제주도에서는 오름에 불을 놓아 인위적으로 불을 내는 행사를 다시금 하겠다고 하고 그 중심에 제주도의회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의회는 전날 제43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제주시 애월읍 주민 1천283명이 청구한 '제주특별자치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에 관한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 조례는 환경파괴 논란이 됐던 '목초지 불놓기' 행사 진행 여부를 지자체장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전국적인 산불경보 발령 또는 기상 악화 등으로 행사를 정상 개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개최 시기나 기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산불이나 들불을 인위적으로 놓을 수 있는 조항을 삽입한 조례는 전국적으로 최초"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제 공은 제주도로 넘어갔다. 상식에 어긋나고 윤리에 어긋나며 도민의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하는 막장 조례안에 대해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반드시 재의요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발의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제주도는 산림보호법과 조례안이 충돌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 도지사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에서 가결된 조례를 이송받으면 20일 이내에 재의요구 또는 공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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