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키스 “마녀 세계관 복귀? 2번의 투어 통해 얻은 해답” [인터뷰]

퍼플키스 “마녀 세계관 복귀? 2번의 투어 통해 얻은 해답” [인터뷰]

스포츠동아 2024-10-25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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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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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마녀’들이 돌아왔다.

걸그룹 퍼플키스가 22일 발매한 미니 7집 ‘헤드웨이’(HEADWAY)를 통해 2021년 데뷔 이후 꾸준히 선보였던 ‘마녀’ 콘셉트를 다시 집어들었다. 그간 3월 공개한 미니 6집 ‘BXX’로 소화한 ‘빌런’을 비롯해 좀비, 괴짜 등 다양한 이미지를 다뤘지만, 장난기와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마녀 세계관’만큼 퍼플키스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또 없다.

멤버들이 4년차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마녀 콘셉트를 새삼 선택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퍼플키스는 미니 7집 ‘헤드웨이’에 담긴 타이틀곡 ‘온 마이 바이크’ 등 5곡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다양한 갈림길에서도 본인만의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멤버 수안이 ‘온 마이 바이크’의 작사를, 나고은이 ‘스위트 나이트메어’ 작사·작곡을 맡아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컴백을 앞두고 최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만난 퍼플키스는 “이번 앨범은 지난해부터 8월까지 연달아 개최한 두 번의 월드투어를 통해 전 세계 ‘플로리’(팬덤명)를 만나면서 찾은 우리만의 정답”이라면서 “우리의 색깔을 확실하게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제공|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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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3년 11월 시작한 ‘2023 더 페스타 투어 인 USA’에 이어 8월 끝낸 ‘2024 BXX 투어’까지 두 번의 월드투어를 마치고 오랜만에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도시 “다시 ‘마녀 세계관’을 들고 나왔는데, 팬들이 좋아해줄 것 같아서 기대돼요. 간만에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기도 하고요. 지난 앨범에 이어 제작 과정에 멤버들이 많이 참여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남은 올해를 재미있고, 강렬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녀 세계관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수안 “두 번의 투어를 통해 해외 곳곳에서 만난 팬들이 우리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지 잘 알게 됐어요. 많은 팬들이 미니 5집 ‘캐빈 피버’의 타이틀곡 ‘스위트 주스’를 가장 사랑해주더라고요. 몽환적이면서 독특한 우리의 개성을 다시 한 번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세븐헤븐’이나 ‘비비비’가 좀 더 폭넓은 대중이 접근하기 쉽고, 공연에서 부르기 좋은 노래인 건 맞아요. 하지만, 4년차가 된 이 시기에 퍼플키스만의 색깔을 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기 위해 가장 자신 있는 마녀 콘셉트를 선택했습니다.”

도시 “해외투어에서 일부 팬들은 직접 마녀 콘셉트의 의상까지 갖춰 입고 오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니 이 콘셉트를 팬들이 가장 좋아해주는구나 싶었어요. ‘스위트 주스’를 부를 땐 함성부터 다르다니까요.”

이레. 사진제공|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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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타이틀곡 ‘온 마이 바이크’는 어떻게 탄생했나.

이레 “타이틀곡을 찾기 위해 데모곡을 50곡 가까이 들은 것 같아요. 그러다 ‘온 마이 바이크’를 듣는 순간 ‘이거다!’ 싶었죠. 퍼플키스와 딱 어울리는 느낌이었고, 고혹적인 분위기가 갑자기 빵빵한 기타 사운드로 뒤바뀌는 지점에서 심장이 쿵쿵 뛰더라고요. 우리만의 색깔로 노래를 잘 풀어낸 것 같아서 더욱 만족스러워요.”

수안 “작사에 참여했는데, 제가 써둔 가사가 마침 노래의 메시지에 딱 어울려서 채택됐어요. 노래의 주된 소재인 바이크에 맞게 ‘브룸’(vroom·오토바이가 부릉거리는 소리를 표현한 영단어)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는데, 마녀들이 타고 다니는 빗자루(broom)도 함께 떠올리게끔 했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가사가 재미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우리를 가로막는 모든 것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겠단 의지를 담기 위해 우리 팀의 입장에 더욱 대입해서 가사를 썼어요.”

Q. ‘마녀 라이더’라는 콘셉트에 맞게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오토바이를 탄 모습도 앨범에 담았더라.

도시 “웨딩드레스뿐 아니라 면사포를 쓰는 것도 처음이었어요.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어요. 멤버 모두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라고요. 단순한 웨딩드레스가 아니라 흙탕물이 튄 듯한 효과를 내서 독특하고 거친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어요. 아, 물론 결혼이 뭐죠? 저희는 모르는 단어인데요? 아하하하!”(멤버 일동 폭소)

유키. 사진제공|RBW

유키. 사진제공|RBW

나고은. 사진제공|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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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안뿐 아니라 일본인 멤버 유키가 ‘앙코르’의 랩을 작사했고, 나고은의 자작곡 ‘스위트 나이트메어’도 앨범에 실렸다.

유키 “수록곡 ‘앙코르’의 랩을 만들면서 오랜만에 랩 메이킹 작업에 참여했어요. 처음엔 걱정이 많이 됐는데 멤버들이 좋다고 말해줘서 안심했어요. 한국어로 랩을 쓰는 걸 좋아해요. 랩을 쓸 땐 ‘필’(Feel·느낌) 가는 대로 써요. 작사를 위해 시집을 많이 읽고, 예쁜 단어를 보면 적어두는 편이에요. 한국인 멤버들이 가끔 ‘이런 단어는 어떻게 알아?’라고 놀라곤 해요.”

나고은 “프로듀서 분들과 곡 작업을 함께 하면서 노래의 길을 잡아가는 과정을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비트를 녹음한 것이 몇 곡 되는데, 좋은 기회가 있으면 정식으로 사용해보고 싶어요.”

사진제공|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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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번의 해외투어로 배운 점이 있다면?

도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 때 데뷔해서 4년차임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무대에 서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월드투어가 ‘실전 연습’을 하는 기간으로 다가왔죠. 팀워크도 엄청 끈끈해졌지만, 관객들과 소통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이전에는 멘트하는 것도 서툴렀는데, 이젠 호응을 끌어오는 방법도 알 것 같아요. 한국에서 많은 무대에 올라 발전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나고은 “팬들이 정말로 ‘무대’를 보기 위해 찾아온 게 느껴졌어요. 최근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 한인 축제 무대에 올랐는데, 이전 투어에서 봤던 팬들의 얼굴이 보이는 거예요. 그 먼 거리를 이른 아침부터 달려와서 기다려준 팬들을 보면서 그 열정에 감동했어요. 온 마음을 다해서 공연을 즐기는 팬들이 존경스러웠죠. ‘맞아, 음악은 저렇게 즐기는 건데, 나도 저렇게 즐겨야지’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어요.”

수안. 사진제공|RBW

수안. 사진제공|RBW

도시. 사진제공|RBW

도시. 사진제공|RBW

Q. 매니아 층이 두터운 콘셉트를 하다 보니 대중성에 대한 고민도 했을 것 같은데.

수안 “곡 콘셉트 자체가 매니아 층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장르예요. 데뷔 초부터 사실 그런 점 때문에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하긴 했죠. 그래서 다양한 키워드를 시도했고, ‘이지 리스닝’에 초점을 뒀던 적도 있어요. 그런 도전들이 모여 지금의 우리가 됐다고 생각해요. 콘셉트가 확실하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팀이 된 거죠. 다행히 케이(K)팝 시장에 ‘세계관’을 가진 그룹들이 늘어나면서 데뷔 초보다 점차 접근성이 높아진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마녀 콘셉트를 지금 해야 한다는 판단이 든 것도 있어요.”

채인 “대중성이 부족하다기보다 ‘우리만의 음악’이 지금의 색깔인 것 같아서 이를 더 굳히고 싶은 마음도 커요. 사운드를 딱 들었을 때 ‘퍼플키스 노래인데?’ 바로 떠오를 수 있게요. 한편으로는 마녀 콘셉트를 ‘우리 거, 찜!’하는 느낌도 있고요. 이번 앨범 결과가 좋다면 계속 이 콘셉트를 밀고 나가도 좋을 것 같아요.”

채인. 사진제공|RBW

채인. 사진제공|RBW

Q. 이번 활동으로 특히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이레 “우리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는 항상 ‘으르렁’ 거리는데, 사실 엄청 귀엽거든요. 그래서 미니 팬미팅처럼 팬들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행사를 열어서 우리의 진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어요. 같은 맥락으로 멤버들과 여행을 떠나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을 찍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끼리 ‘여행 프로그램 하고 싶다’며 엄청 자주 얘기했어요.”

Q. 팀워크가 끈끈해졌다고 했다. 그 비결이 있다면?

채인 “털털하고 솔직한 게 비법이에요. 갈등을 금방 풀어요. 서로 싫어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알아서 조심할 수 있게 됐고요. 우리도 사람인지라 다툴 때도 있지만, 속마음을 나누면서 금방 털어내요. 힘든 순간마다 내 옆에 있어준 멤버들을 지키고 싶단 마음이 크니까요. 아, 멤버 모두 ‘소확행’(작고 확실한 행복)을 금방 찾는 스타일이란 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무대를 마친 후에 다 함께 바람 한 번 쐬면 금세 ‘행복해!’하며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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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남은 목표가 있다면? 연말까지 이루고 싶은 소원 하나씩 말해보자.

수안 “팀으로서는 미국 빌보드 ‘핫 100’에 오르고 싶어요. 꿈은 클수록 좋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여동생이 고등학교 3학년인데, 수능을 마치고 단 둘이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요. 집에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채인 “내년이면 지금 언니의 뱃속에 있는 첫 조카 ‘빵글이’가 세상에 나와요. 자랑스러운 가수 이모가 될 수 있게 올해에 좋은 성과를 내고 싶어요.”

유키 “올해에 해외로 많이 갔으니까 남은 2개월 동안 한국 팬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싶어요. 전국 곳곳으로 열심히 팬들을 보러 다닐래요.”

이레 “타이틀곡 ‘온 마이 바이크’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플키스의 이름을 남기고 싶어요. 멤버들과 매년 파티를 하는데 그걸 좀 더 발전시켜서 다 함께 여행을 가보는 건 어떨까요? 그걸 자체 콘텐츠로 촬영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도시 “우린 무대에 서는 걸 정말 좋아하는 팀이에요. 그런 만큼 정말 많은 무대에 나가고 싶어요. 앨범 성적이 잘 나와서 연말을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나고은 “이번 미니 7집을 통해 팬덤의 범위를 훨씬 넓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요. 무엇보다 나를 자극시키고 싶어요.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남은 올해를 더욱 부지런히 채우고 싶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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