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날개 잃은 '보잉'…美 항공산업 재편되나

실적 부진에 날개 잃은 '보잉'…美 항공산업 재편되나

한스경제 2024-10-25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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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사의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 / 연합뉴스
보잉사의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실적부진 위기로 항공산업의 판도가 흔들린다. 보잉 최대 경쟁사인 유럽의 에어버스는 엔데믹 이후 늘어난 여객기 물량을 싹쓸이 했다. 중국의 국영 항공우주기업 코맥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보잉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보잉은 23일(현지시간) 3분기(7월~9월) 매출 178억달러, 분기 손실은 61억7000만달러(8조5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생산이 멈췄던 당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대 적자다.

지난 1월 초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9 여객기가 비행 도중 문짝 뜯김 사고로 회항하는 등 기체의 제조 결함 사고가 연이어 불거졌고 16년만의 파업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돼 항공기 5490대의 주문이 밀렸기 때문이다.

함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경쟁사 에어버스는 팬데믹 여파에서 조금씩 허리를 펴고 있다. 에어버스는 미국 보잉의 독주를 막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5년 전만 하더라도 시총이 보잉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이날 종가 기준 1117억유로(1213억달러)로 보잉(968억달러)을 250억달러 앞서고 있다.

보잉의 부진과 여행 수요 회복에 대응해 주요 항공사의 항공기 주문이 에어버스로 몰린 덕이다. 지난 6월 기준 에어버스의 항공기 인도량은 323대로 보잉의 175대를 압도했다. 에어버스는 2019년부터 항공사에 보잉보다 많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여객기 중 복도가 2개인 이중통로 시장은 부진하지만 복도가 1개인 단일통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62%까지 높였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론 엡스타인 애널리스트는 "권력의 이동이 발생했다. 에어버스가 단일통로 시장 매출에서 보잉을 2대 1로 앞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버스./연합뉴스
에어버스./연합뉴스

'보잉-에어버스'라는 대형 상업용 항공기 제조 시장의 '듀오폴리(Duopoly·2개 업체에 의한 시장 독점)'가 느슨해지자, 중국 코맥이 유력한 대체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코맥은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중형 항공기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단일통로 항공기 C919가 첫 상업 운항에 성공한 후 C919의 누적 주문은 1000대가 넘는다. 아직 국제 운항 승인이 나지 않아 중국에서만 팔지만 브루나이 스타트업 항공사 갤럽에어와 계약을 체결하며 첫 해외 수출도 이뤘다.

중국은 C919의 유럽 판매를 위해 지난해 11월 유럽항공안전청(EASA)에 운항 승인을 신청하고 내년에 형식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3일 CNN의 스티븐 장 베이징지 사장은 C919에 처음 탑승해 "C919에 탑승한 대부분의 승객들이 에어버스나 보잉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브라질 항공 기업 엠브라에르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넓히고 있다. 지난 8월 발표에서 2·4분기 상업용 항공기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19대였다고 밝혔다. 그간 비즈니스 제트기에 집중했으나 보잉의 부진을 틈타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보잉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세계 항공기 시장은 에어버스와 코맥이 장악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코맥사 기술이 보잉·에어버스에 비해 한참 뒤쳐지고 한 달에 5대 미만으로 생산 속도도 느리지만 항공사 입장에선 독과점을 깨줄 새로운 기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판도는 쉽게 뒤집히진 않을 전망이다. 캐나다 항공기 제조 강자 봄바디어는 지난 2017년 소형 단일통로기 C 시리즈를 출시했다가 2018년 해당 모델을 에어버스에 매각했다. 2020년에는 결국 상업용 항공기 부문에서 철수하며 다시 비즈니스 제트기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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