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특별감찰관'을 놓고 갈라지는 모습이다. 윤-한 갈등이 '김건희 해법'에 더해 '특별감찰관 추진'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고 있다.
'특별감찰관 추진'은 한동훈 대표가 3대해법 이외에 '김건희 리스크'의 또다른 해법으로 윤 대통령과 회동에서 들고 나온 '한동훈 카드'다.
21일 '윤-한 빈손회동'은 양측의 최후통첩의 자리가 되었다. 그 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각자도생'을 선언하고 각각 친윤계와 친한계의 자파 세력들과 회동을 갖고 본격적인 내부 세력을 정비함에 따라 '윤한대첩''여권 내전'이 시작됐다.
'윤석열-한동훈'의 첫 내전은 김건희 특검법에 앞서 '특별감찰관 추진' 의원총회 표결이다.
尹 대선 공약 '특별감찰관' 임명...김건희 리스크 해법의 '한동훈 카드', 다음주 의총 첫 '윤한 첫 세력대결'
대통령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 및 4촌이내 친인척과 대통령실 수석 및 비서관 이상 공직자'를 대상으로 비위 감찰하는 기관이다. 현재 대통령실 특별감찰관의 가장 핵심 역할이 다름아닌 '김건희 여사 비리 의혹, 비선라인 의혹'등에 대한 감찰이 집중될 것이다.
사실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내내 청와대 특별감찰관 임명을 하지 않은데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권력기관 및 사정기관을 통제했던 '민정수석실을 폐지'와 대통령 배우자를 담당하는 기관인 '제2부속실도 폐지'하는 대신, 文정부 내내 공석으로 비워두었던 '특별감찰관 임명'을 하겠다고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여야 합의하에 국회에서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8년간 공석 상태다. 이에 현재 윤 정부의 대통령실에는 민정수석실도, 특별감찰관도, 제2부속실도 부재한 상황이다. 대통령실의 감찰기능 부재에 따라 '김건희 리스크'를 제재하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지지부진하게 공석 상태인 특별감찰관 임명을 한 대표가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 찬성'을 하기엔 위험부담이 큰 데에 따른 '한 대표의 고육지책' 일수도 있다. '인적쇄신'을 윤한회동 제1의 과제로 안고 갔던 한 대표가 '대통령실 감찰을 통한 인적쇄신과 김 여사의 사과'로 마무리 지으려는 묘책일 수도 있다.
이에 국민의힘 친윤계 내에서는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감찰 카드'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윤한갈등'이 원내 당대표인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놓고 정면충돌한 가운데, 친한계는 추 원내대표를, 친윤계는 한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판에 나서 여권 파열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할 사안이고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추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내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의총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향후 여권 내 주도권이 친윤계에서 친한계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주 예정된 국민의힘 의원총회 '윤-한 내전' '친한계 대 친윤계'의 세력 대 세력의 첫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현재 친한계 의원이 20~30명, 친윤계 의원이 20~30명으로 친한 대 친윤의 의원수가 엇비슷해 남은 중도파 50여명 의원들의 향배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동훈, 21일 尹과 면담서 김건희 해법으로 특별감찰관 임명 요청
尹 "여야가 합의해야 할 사안".. 韓, 23일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 추진 선언
최근 여권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이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까지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동훈 대표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해소할 방안으로 특별감찰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국회가 3명의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현재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후보자 추천을 놓고 여야의 입장차가 분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을 별도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진 후보자를 추천해야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추천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당시 윤 대통령도 한 대표에게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합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23일 "특별감찰관은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대로 여야가 합의해 오면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대표는 2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별개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당론은 물론 용산 대통령실과 다른 노선을 택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오는 11월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특별감찰관을 출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이 대표에 대한 유죄 선고가 나왔을 때 총공세를 펼치려면 김건희 여사 문제가 일단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 재판 1심 선고 전 김 여사와 관련된 국민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며 선제적인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촉구했다.
추경호 "특감관, 원내 사안" vs 한동훈 "당 대표는 원내외 모두 포괄"
문제는 한 대표의 발언 직후 23일 추경호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표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국회 운영과 관련된 원내 사안"이라고 말했다. 즉, 원외 인사인 한 대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자 한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다시 반박했다.
그는 "당 대표 임무 관련해서 오해 없도록 한 말씀드리겠다. 당 대표는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을 포괄한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당 업무는 당 대표가 총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특별감찰관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은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국민들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특별감찰관 추천을 재차 강조했다.
겉으로 원외 당대표와 원내대표간의 권한 논쟁처럼 보이지만 이후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친한계와 친윤계간 힘겨루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친한계 "특감관 아니면 특검법 못 막아" vs 친윤계 "당론 변경 원내대표와 상의해야"
친한계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당도 대통령실도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당원들도 국민들도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을 막아내는 마지막 힘은 108명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들에게서 나온다.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한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며 특별감찰관이 출범하지 않을 경우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특별감찰관 도입을 비합리적 이유를 들어가며 회피한다면 여론과 민심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불 보듯 뻔하다"면서 "먼저 우리가 변화하고 쇄신해야 더불어민주당과 싸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1심 선고는 저희 당 입장에서 정치적 호기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국민의 1번 관심사인 김 여사 문제를 국민 눈높이에 맞춰 해소를 해야지만 그런 호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는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선임 연동은 우리 당론이고, 당론을 변경하려면 원내대표와 상의를 사전에 해야 했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독선이고 독단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한 대표가 추 원내대표와 사전 상의와 의견 교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검사 수사하듯이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 원내대표 투톱 체재를 정치권에 도입한 것은 2006년 한나라당 혁신위원장을 할 때 제가 처음 도입한 제도"라며 "원내 사안은 당무가 아니고 국회 사안이다. 정치를 잘 모르니 원내대표가 왜 생겼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하지만 원내 사안을 당대표가 감독하는 것은 몰라도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한 대표를 겨냥했다.
대통령실도 추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은 마치 가벼운 사안인 것처럼 하면 안 된다. 북한 인권 문제는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며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의 연계 문제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내주 열릴 의총서 격돌 전망.. 향후 여권 주도권 누구에게?...김건희 특검법과도 직결
국민의힘 108명... 친한 20~30여명 대 친윤 20~30여명...50여명 중도파 향배 결정
양측의 충돌은 내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총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감찰관 추진' 의총 결과는 향후 '김건희 특검법' 찬성 향배도 좌우된다. 지난번 4표 이탈을 했고, 8표만 이탈하면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
이에 친윤-친한 정면충돌한 '특별감찰관 추진'에 국민의힘 108명 의원들은 사활을 건 표결이 될 전망이다.
배현진 의원은 2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하는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반대하느냐.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의원도 해당 텔레그램방에서 "빠른 시일 내에 의총을 열어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를 밟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국감 이후에 (의원총회를) 하겠다"고 말했다.
국감이 27일 마무리 되므로 이르면 내주 초에 의총이 열릴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의총이 특별감찰관 문제를 결론 짓는 것과 동시에 여권 내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가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 대표는 친한계 인사들과 연이어 만찬을 가지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6일 친한계 인사 20여명과 만찬을 가진데 이어 지난 22일에도 비슷한 수의 인사들과 번개 모임을 가졌다.
한 친한계 인사는 "이번 의원총회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을 놓고 기명투표를 한다면 한 대표를 따르는 의원들의 세가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면서 "이제 친윤은 10명 남짓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재 지난 22일 회동한 친한계 의원 22명은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과 김상훈 정책위의장, 박정하 비서실장, 서범수 사무총장, 정성국 조직부총장, 한지아 수석대변인과 조경태·김예지·김형동·배현진·고동진·박정훈·주진우·우재준·안상훈·송석준·김건·최보윤·유용원·김소희 의원 등이다. 친한계가 20여명으로 알려져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의원까지 포함하면 30여명에 이른다고 알려져있다.
반면, 친윤계 의원들은 영냠 의원 중심으로 30여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성동·윤한홍·이철규·정점식·김기현·권영세·유상범·인요한·김민전·강승규·강명구·조지연 의원 등이 친윤계다. 또한 지난 21일 추 원내대표 용산 만찬 전 가진 4선 이상 중진 비공개 회동에 참석한 주호영·나경원·안철수·김상훈·윤재옥·조배숙·김도읍·윤영석·이종배·박대출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중도 또는 범친윤계로 포함된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의원들 중 친윤-친한 양측이 20~30여명으로 본다면 나머지 50여명의 중도층 의원들의 향배에 따라 결과가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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