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호영 기자] "MBK파트너스는 영풍그룹을 도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모든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국감에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누구를 위해 인수 합병(M&A)하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광일 엠비케이(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같이 답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이유로 "최대주주 영풍그룹의 요청에 따라 지배권 강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고도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이유를 물었고 김 부회장은 "저희는 인수하려는 게 아니다. 1대주주인 영풍그룹이 경영권을 확고히 하는 것을 도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고려아연 지배구조가 훼손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여야 의원들은 사모펀드 설립 목적이 투자자들의 이익 극대화인데 영풍 경영권 보장을 위해 투자한다고 하면 배임 아니냐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맞다"면서도 "기업 가치 증대를 통해 투자 수익도 추구한다"고 답변했다.
당초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해외 출장 중인 김병주 회장(창업자)을 대신해 MBK파트너스 지분을 보유한 파트너로서 출석했다고 답한 김 부회장은 박 의원이 "MBK파트너스에서 어떤 위치에 있나. 답변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나"라고 묻자 김 부회장은 "저는 MBK파트너스 한국의 최대주주 중 한 명"이라며 "이번 펀드에서 제가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법적 책임을 진다"고 했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돼 중국을 비롯해 동북아시아 시장, 일본, 한국에 집중해 투자하는 대형 사모펀드로서 40조원 이상의 자본을 운용한다. 고려아연에 투자하는 6호 펀드 경우 10조원을 목표로 현재 약 8조원 가량이 모집됐다. MBK 지분 구성은 국내외 연기금이 주요 출자자들로 국내 비중은 10~20%선이다. 중국이 5% 조금 넘고 있다. 약 5000억원 규모다.
이날 김 부회장은 의원들의 중국 매각 우려에 대해 "해외 기술 유출, 중국 매각 등은 없도록 하겠다"며 "우려를 해소할 계획으로는 이미 언론에 발표한 게 있다. 약속대로 이행하겠다"고 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국민들이 크게 우려한다. MBK는 이런 여론 등을 알면서도 강행하려는 것이냐"고 하자 김 부회장은 "저희는 고려아연의 지배구조가 바로 서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우려되는 점을 질문 받고 "MBK는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분할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울산 지역사회에 약속한 2조원대 지역개발 프로젝트도 올스톱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 사장은 "지난 50년 동안 고려아연은 세계 최고 비철금속 회사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전현직 임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25년간 연속 흑자를 내고 최근 10년간은 연평균 이익률이 13%에 달하는 초우량 기업이 됐다"고 했다.
이어 "이런 고려아연이 투기 자본에 의해 경영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공격 받는 이 현실이 황망하기 그지 없다"며 "어쩔 수 없이 대규모 자본을 일으켜 방어해야 하는 이런 상황이 고통스럽다"고도 했다.
박 사장은 "MBK는 투자자 이익을 최우선한다. 스스로 얘기하듯이 주요 출자자 80%가 해외 자본"이라며 "국적불명의 사모펀드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간다해도 경영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어 "단기 시세 차익을 쫓는 사모펀드가 국가기간산업을 제대로 운영한 사례도 찾기 힘들다"고도 했다.
현재의 고려아연과 관련해 산자중기위 여야 의원들의 질의와 당부는 안덕근 장관에게도 쏟아졌다.
이날 의원들은 최근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국민 70~80%는 사모펀드의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국가기간기술 유출을 우려하면서 정부가 방관해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도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전 세계가 공급망과 관련해 치열히 경쟁하고 있고 이는 국가 안보와도 직결돼 있다며 기업 지분을 통제하는 문제도 법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국민적 우려가 있으니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 입장을 정리, 고려아연과 영풍 양쪽 당사자를 불러 이 부분을 조정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안 장관은 "고려아연이 보유한 비철 제련기술은 국가기간기술이고 사업이어서 저희가 매우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기술 보호를 위중하게 보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강구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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