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육감 '속도 조절' 요청 따른 것…연대 논술 유출 논란 "위중하게 본다"
'체교과' 김형숙, 한양대 공대 교수 임용 두고 야당 의원들 '공세'
(서울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김수현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4일 "2026학년도 이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교과목은 전문가 검토와 시도 교육청 협의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부터 일선 학교에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해 시도 교육감들의 우려가 있다는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5학년도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중1, 고1, 2026학년도에는 초 5∼6, 중2, 2027학년도에는 중3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과목별로는 2025학년도 수학, 영어, 정보를 시작으로 2026학년도에는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 2027학년도에는 역사, 2028학년도에는 고등학교 공통 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에 AI 디지털교과서를 확대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교육감들은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과몰입에 대한 학부모·교사의 불안,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6일 교육부에 지속가능한 예산 지원, 보안 시스템 강화, AI 디지털교과서와 교수·학습 플랫폼의 콘텐츠 연계, 질 높은 교원 연수 그리고 단계적 도입과 속도 조절을 제안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총리는 "교사, 학부모의 우려를 덜 수 있도록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 소통에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재정 지원, 개인정보보호, 교원 연수 등을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에는 예정대로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
이 부총리는 "2025학년도 (AI 디지털교과서) 영어, 수학, 정보 출판사는 검·인정 체제를 통해 11월 말에 확정돼 어떻게 변경할 수 없다"며 "영어, 수학, 정보 교과의 디지털교과서 효과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많이 검증돼 내년도에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026학년도 이후 (AI 디지털교과서) 교과목 수를 조정하거나 도입 방식을 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제안이 있고, 상당히 합리적인 제안이 있어 충분히 열어놓고 안을 다듬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사건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시절 특별 채용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해직 교사 등 5명을 교육부 장관이 직권 해직할 수 없느냐는 질의도 나왔으나 이 부총리는 "교육자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채용 문제는 교육감 주요 소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교육청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교육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교육감은 전교조 소속 해직 교사를 부당 채용한 혐의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아 직을 상실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김형숙 한양대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 본인의 전공(체육교육과)과 무관한 공대 교수로 임용된 배경을 캐물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관련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교수는 한양대 데이터사이언스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초대 과학기술수석비서관으로도 거론된 바 있다. 그는 전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김 교수가 초대 과학기술수석비서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두고 "정권의 주요 실세들과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한양대) 면접을 볼 때 예산을 어느 정도 책임지겠다는 내용이 있었느냐"고 물으며 "김 교수가 교수로 채용됐을 때 학교 측에서 예산 부분에서 거는 기대가 컸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사람의 행동특성을 정신건강과 연계해 분석하고 AI를 활용해서 치료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환경과 시대에 맞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eun@yna.co.kr,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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