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한반도 긴장이 유럽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북한이 24일 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이번이 벌써 30번째다. 이날 오물풍선은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경내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점점 정확도가 향상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오물풍선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하하는 대남전단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김건희=마리 앙투아네트' 대남전단.. 국힘 "저급하고 비열한 도발"
GPS 활용 정확도 향상.. 향후 잠재적 군사 위협 우려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이 이날 새벽 약 2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웠으며, 10여개가 수도권 지역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오물풍선 살포는 지난 19일 이후 5일 만이며 올 들어서는 30번째다.
합참에 따르면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으나 이번 오물풍선에는 대남전단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대남전단에는 "핵강국을 향해 정권종말 잠꼬대를 한다" "윤석열의 해외행각, 국민혈세 공중살포" "대파 값은 몰라도 되지만 핵주먹에 맞아 대파될 줄은 알아야" "사치와 향락의 대명사 마리 앙뚜안네뜨(앙투아네트)도 뺨칠 김건희 왕비" 등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수도권 지역에 낙하한 풍선 가운데 상당수는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안팎에 떨어졌다. 북한 쓰레기 풍선 낙하물이 대통령실 청사 경내에 떨어진 것은 지난 7월2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최근 풍선에 GPS(위치정보시스템)를 부착해 살포하며 데이터를 축적해 정확도를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날 북한이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대남전단을 담은 쓰레기풍선을 살포한 것과 관련해 "이러한 조잡한 수준의 전단을 보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북한은 저급한 쓰레기 풍선을 보내더니 오늘은 국군통수권자를 비방하는 조잡한 수준의 전단까지 보냈다"며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도저히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하고 비열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오물풍선으로 항공기 172대 이착륙 지연.. 대규모 산불 피해 가능성도
한편, 지난 6월 이후 북한의 오물풍선으로 인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경우 활주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항공기 172대의 이착륙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오물 풍선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6월1일부터 17차례, 김포공항은 지난 7월24일 하루 3차례 활주로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오물풍선 낙하물을 사전에 추적 관리를 하지 못했고, 김포공항 직원이 활주로를 점검하면서 뒤늦게 발견한 오물풍선 낙하물도 3차례 있었다.
권 의원은 "오물풍선은 항공기 운항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어 낙하시 즉각 대응해야 함에도 뒤늦게 공항 직원이 낙하물을 발견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오물풍선의 부양-이동-낙하를 실시간으로 추적관리 할 수 있도록 한국공항공사는 군, 관제탑과 실시간 동시 교신하는 핫라인 시스템을 갖춰 항공기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오물풍선으로 인한 대규모 산불 발생도 우려된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18일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가을철 산불 방지 관계기관 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발생한 산불 40건 중 6건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산림청은 국방부와 협력해 쓰레기 풍선이 낙하할 확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진화대·차량·헬기 등 산불진화 자원을 비상 대기하고 상황관리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국방부도 비무장지대(DMZ) 내 대형 산불 발생에 대비해 산불 감시와 유관기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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