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효자초 졸업생도 모두 입학시켜야"…일부 주민 "2년 전 약속과 달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포항지역 중학교 배정 문제와 관련한 중재안을 내놓자 일부 포항시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24일 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1일 도교육청에서 현안회의를 열고서 교육 당국에 포항 효자초등학교(효자초) 졸업생 전원을 새 중학교 설립 전까지 포항제철중학교(포철중)에 배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 포철중에 위장 전입하거나 입학한 뒤 다른 곳으로 이사해 통학구역이 불일치한 사례를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렇게 지역 정치권이 나선 이유는 포철중 배정을 둘러싸고 주민 간 갈등이 심하기 때문이다.
애초 효자초 졸업생은 학군 편성에 따라 포철중 입학 대상이 아니었으나 부모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지역 정치권이 나서면서 2011년부터 효자초 졸업생도 포철중에 입학해 왔다.
그러나 포철중이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60학급 1천710명의 학생이 다니다가 보니 효자초 졸업생의 배정을 놓고 수년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결국 2022년 주민 간 마찰이 크게 빚어지자 교육 당국은 2025학년도부터는 효자초 졸업생을 추첨해 제철중과 다른 중학교로 나눠 배정키로 했다.
갈등을 빚던 주민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마찰은 가라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2025학년도 중학교 배정이 결정되는 시점을 앞두고 교육위가 다시 효자초 졸업생 전원을 포철중에 배정하란 취지로 제안하자 포철중에 입학 예정인 포항제철초등학교(포철초)·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지곡초)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구성한 '지곡단지 학습권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유서 깊은 떼쓰기 앞에 2년 전 약속은 다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며 효자초 졸업생의 추첨배정을 이행하란 내용의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포항교육지원청은 2년 전 결정 그대로 2025학년도 추첨 배정을 이행하고 효자중 신설 여부와 상관없이 2027년부터 효자초를 제철중학구에서 완전 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의회 교육위는 "포항교육지원청이 2022년 중재안을 내놓고 2년 동안 소극행정으로 일관하면서 위장전입, 통학구역 불일치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민원을 재발시켰다"며 "이를 나 몰라라 하고 회피하기 위해 교육위원회의 제안을 갈등 원인으로 지목하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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