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25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h)당 16.1원 인상된다. 가정용·소상공인 요금은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은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고객에 한정해 24일부터 전력량 요금을 평균 9.7% 인상하는 내용의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용 요금 인상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두 번째다. 정부는 당시에도 서민 가계 부담을 이유로 대기업과 같은 다소비 기업의 요금만 6.9% 인상했었다.
한전은 24일부터 적용되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 전까지 운영·투자비, 적정 보수를 포함한 총괄 원가를 기준으로 산업용, 주택용, 일반용, 농사용 등 전 용도별 전기 판매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이날부터 주택용과 일반용 등 용도의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전기만 평균 9.7% 인상했다.
대기업이 주요 고객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5.2% 올랐다.
구체적으로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은 10.2%(16.9원) 인상된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규모 기업의 어려움을 감안해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5.2%(8.5원) 인상된다. 산업용(갑)은 계약전력 300kW 미만을, 산업용(을)은 계약전력 300kW 이상으로 구분된다.
이번 요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산업용 이용자는 약 44만 호다. 이는 전체 전기 소비자의 1.7% 수준이지만, 전체 전력사용량으로 따지면 53.2%를 차지하는 다소비 이용층이다. 이 중 300kW 이상을 소비하는 대기업(산업용을) 집단이 약 4만 1000호로, 지난해 총전력사용량(546TWh)의 48.1%(263TWh)를 썼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이번에 부득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부분은 민생과 서민경제에 어려운 부분이 있어 고육지책 하나로 방안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요금 인상으로 한전이 거둬들일 추가 수익은 매월 3900억 원, 연간 4조 7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전체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290TWh정도인데, 여기에 이번 평균 요금 인상분을 산술적으로 곱한 값이다.
서민 가계 부담을 이유로 가정용·소상공인 전기요금은 동결한 채 산업용 요금만 1년여 만에 다시 올렸지만, 한전의 천문학적인 재무위기를 해소하기는 벅차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요금 인상안은 한전의 적자나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한전이 한전법에 따라 발행할 수 있는 회사채 발행 한도는 5배다. 내년 초가 되면 이를 초과하게 돼 있는데, 이번 요금 인상안의 목적은 한전이 전기를 사 올 돈이 모자라 전력대란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금을 인상한다면 좀 더 공급원가가 많이 들면서 원가 회수율이 100%보다 낮은 주택용, 일반용, 농사용에 더 집중했어야 한다"면서 "이미 충분한 공급원가를 부담하고 있는 산업용에 대해서만 유독 가격을 올린 것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형평성에도 위배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누군가는 궂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주호영 의원이 "에너지 공기업 재무상태를 보니 어느 기업 하나 온전한 게 없어 걱정이 많다. 한전의 부채는 202조원으로 연 이자만 5조원, 석유공사는 자본잠식 부채가 19조원"이라며 "이대로 두면 에너지 산업 전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원인은 여럿이겠지만 전기요금을 제 때 승인하지 않은 산업부에 책임이 많다"며 "한전이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자구 노력을 한다는데 그것도 필요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다. 요금 정상화를 하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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