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4] 중국 e스포츠 표준 선점에도 팔짱만 낀 문체부

[국감2024] 중국 e스포츠 표준 선점에도 팔짱만 낀 문체부

데일리임팩트 2024-10-24 16:47: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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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3' 현장에 방문한 유인촌 문체부 장관. / 사진=문체부
'지스타 2023' 현장에 방문한 유인촌 문체부 장관. / 사진=문체부

[딜사이트경제TV 최지웅 기자] 중국이 e스포츠 국제 표준화를 장악하는 동안 우리 정부가 손 놓고 바라만 봤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문화체육관광부 대상 종합감사에서 “중국의 ‘국제 e스포츠 표준화 제안서’가 ISO에 채택될 동안 우리 정부는 방관을 넘어 사실상 중국을 돕다시피 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올 1월 ISO(국제표준화기구) TC83(기술위원회 83)에 ‘e스포츠 표준화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 5월 6일 TC83 소속 35개국은 투표를 거쳐 ISO에서 해당 제안서를 채택했다. 이와 동시에 제안서에 살을 붙여 최종 표준안을 작성하는 실무그룹인 WG12를 만들고, 중국이 WG12의 컨비너(의장)를 맡는 것까지 인준했다.

강 의원은 "중국이 e스포츠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ISO 기술위원회에 표준화 제안서를 제출하고 e스포츠와 관련 없는 위원회를 선택해 새로운 실무그룹을 만들고 의장 자리까지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중국은 표준안 작성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 의원은 종합감사에 출석한 유인촌 문체부 장관에게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게임과 e스포츠 업무의 주무부처인 문체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표준화가 중요한 이유는 경기 룰, e스포츠 대회 운영, 경기장 설계, 선수 관리 이 모든 것들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시안게임이나 EWC같은 국제 대회에서 중국의 룰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입맛대로 흘러가는데도 문체부는 수수방관중"이라며 "e스포츠에 있어 문체부는 대한민국의 문체부인지 중국의 문체부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강유정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종합감사에서 질문을 준비하고 있다.
강유정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종합감사에서 질문을 준비하고 있다.

강유정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중국이 두 차례에 걸쳐 글로벌 e스포츠 장악을 시도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중국의 e스포츠 국제 표준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4월 한 차례 시도가 있었다. 당시 도전은 실패했으나 올해 5월 재수 끝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6월 초 강유정 의원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면서 문체부도 인지하게 됐다. 

더구나 문체부는 중국의 e스포츠 기업의 자회사이자 한국자사 지사장이 우리나라 국가기술표준원에 전문가로 등록해 우회적으로 중국 활동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 의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강 의원은 “ISO 표준화 과정에서 전문가는 표준안 초안 작성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표준화 과정에 등록할 전문가를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문체부에 요청했지만 이를 이행하지도 않았다”고 질타했다. 

문체부는 현재 반성은커녕 타 기관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표준화와 관련된 문제는 국가기술표준원 소관이기 때문에 문체부는 모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2020년 10월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국제 표준을 하루속히 정립하고 중국에 대응하라’라는 질의가 있었다. 

강 의원은 "문체부는 언론과 통화에서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는데 교묘한 거짓말"이라며 "제안서가 채택되면 이후 과정에 있어 최종 등재 시점만 차이 있을 뿐, 최종 통과가 확정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워킹 그룹 신설에 성공, 의장까지 꿰차고 앉아 더더욱 우리에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두 배로 열심히 대응하지 못할망정 ‘남 탓, 거짓말, 방관’ 중인 문체부에 비참함마저 느낀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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