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정종진(20기·SS·김포)은 지난 13일 열린 경륜 개장 30주년 기념 대상 경륜에서 영원한 맞수 임채빈(25기·SS·수성)을 5전 6기 끝에 꺾었다. 경륜 왕좌 다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선포했다.
그랑프리 5회 우승에 빛나는 정종진과 지난해 총 60회 출전에서 전승 우승의 신화를 쓴 임채빈은 2021년부터 굳건한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이 열리는 날에는 누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곤 한다.
이번 대상경륜 전까지는 상대 전적에서 임채빈이 6승 1패로 앞섰다. 특히 4월 대상 경륜 이후 정종진이 5회 연속으로 패하자, 이제는 임채빈의 1인 독주체제 시대가 열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1987년생인 정종진에게는 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돼 기량이 하락하는 에이징 커브의 위험이 언제든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 속에서도 정종진은 올해 흠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승률 87%를 기록 중이다. 연대율은 무려 98%에 달한다. 입상권에서 벗어난 경우는 지난 2월 대상 경륜에서 젖히기 전법에 실패하여 4착에 그친 경우가 유일하다. 임채빈의 승률 92%, 연대율 100%와 큰 차이가 없는 성적이다.
올해 성적을 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랑프리 4연패를 달성하며 '경륜 황제'로 군림했던 자기기록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연대율은 올해가 더 높다. 아울러 2016년과 2018년에는 입상권 밖으로 4번이나 밀렸지만, 올해 임채빈과 8차례나 맞대결을 펼쳤음에도 한 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입상권에 들었다.
정종진은 이번 대상 경륜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지는 해'가 아님을 확실히 입증해 냈다. 특히 결승전에서 선보인 젖히기는 왜 본인이 경륜 황제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대상 경륜의 결과만을 놓고 정종진이 임채빈을 다 따라잡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임채빈은 2주 연속으로 출전해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금요일 예선전부터 평소보다는 종속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는 멋쩍게 웃음을 짓기도 했다.
정종진과 임채빈의 재격돌은 올해 말 그랑프리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모든 시선이 벌써 그랑프리에 집중된다. 예상지 '경륜박사'의 박진수 팀장은 "올해 정종진의 모든 경주 성적 지표가 임채빈이 등장하기 전에 구가했던 전성기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그 당시보다 속력은 더 빨라졌고, 경기를 읽는 시야, 승부수를 띄우는 결단력도 더 좋아졌다"면서 "이번 대회의 완승으로 자신감마저 더해진 정종진은 임채빈에게 경륜 왕좌를 향한 '끝나지 않은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전무후무한 그랑프리 6회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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