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E 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울산과 포항이 2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릴 K리그1 35라운드에서 격돌한다. 김판곤 울산 감독(왼쪽)과 박태하 포항 감독의 근심도 깊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동해안 라이벌’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가 수상하다.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지역 리그 스테이지에서 K리그 강호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울산이 특히 심각하다. 대회 3전패다. 가와사키 프론탈레(0-1)~요코하마 마리노스(0-4)~빗셀 고베(0-2·이상 일본)에 잇달아 패했다. 23일 안방에서 충격적 패배를 당한 뒤 김판곤 울산 감독은 “부끄럽다. 우승할 자격도, 할 말도 없다. 반성한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 우리는 많이 부족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여러 차례 선방으로 유일하게 제 몫을 한 골키퍼 조현우 역시 “경기 후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다. 준비한 것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내내 부끄러웠다”며 답답해했다.
울산이 본래 안방으로 사용해온 울산문수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급히 경기 장소를 울산종합운동장으로 바꿨다고는 해도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 이동 부담도 없었을뿐더러 고베에는 훨씬 낯설었다.
게다가 이번 시즌 K리그1 파이널B(7~12위)로 내려앉고, 국제대회 출전마저 처음인 시민구단 광주FC 역시 같은 문제로 광주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으로 옮겨 22일 조호르 다룰 타짐(말레이시아)과 홈 3차전을 치렀지만, 완벽한 경기력으로 3연승을 질주했다.
포항 또한 피장파장이다. ‘오락가락’ 행보를 반복한다. ACLE 1차전에서 상하이 선화에 1-4로 패한 뒤 상하이 하이강(이상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애써 되돌린 흐름을 부리람(태국) 원정 3차전 패배로 놓치고 말았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ACLE 원정을 마치면 리스크가 분명히 있다.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포항과 울산은 2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릴 K리그1 35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승점 62(18승8무8패)로 1위를 달리며 리그 3연패를 노리는 울산으로서도, 승점 52(14승10무10패)의 불안한 4위 포항으로서도 꼭 잡아야 할 경기다.
역전 우승은 사실상 어렵지만 포항으로선 라이벌이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에 다가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더욱이 두 팀은 다음 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결승전을 치러야 한다.
다만 리그에서 흐름은 울산이 살짝 앞선다. 울산은 7경기 무패(5승2무)다. 포항은 4경기 무패(2승2무)지만, 최근 2경기를 모두 비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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