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서 회동…中외교부 "국경 해결책 모색·외교관계 재건 대화 가동"
시진핑, 이란·이집트과도 연쇄회동…"국제사회, 이스라엘 안보리 결의 이행 촉구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이란·이집트 정상을 잇따라 만났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중국-인도 관계의 본질은 14억여 인구의 두 이웃 개발도상대국이 어떻게 공존하느냐의 문제"라며 "발전은 중국·인도 양국의 현재 최대공약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된 인도는 국경 문제로 중국과 물리적 충돌을 빚는 등 오랜 갈등을 빚어왔고,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안보협의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에 참여하는 등 중국과 정치적으로 껄끄러운 관계다.
시 주석은 "양국은 '서로 발전 기회가 되고, 서로 위협을 구성하지 않으며, 경쟁 상대가 아닌 협력 파트너가 된다' 등 중요 공동인식을 계속 견지하면서 올바른 전략적 인식을 고수해야 한다"고 했다.
'발전 기회'를 앞세우면서 '서로의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논리는 중국이 자국 견제에 참여하는 일본·유럽 등을 향해 언급해온 것이기도 하다.
모디 총리는 "인도-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 유지는 양국에 중요하다"며 "인도는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면서 전략적 상호신뢰를 증진하고 호혜 협력을 확장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모디 총리가 양국 관계 개선·발전에 관한 아이디어와 건의를 내놨고 시 주석은 이에 원칙적인 동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여전히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 해 3천488㎞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이에 두고 맞선 상태다.
이런 가운데 2020년 국경 분쟁지 라다크 지역에서 양국 군인 간 일명 '몽둥이 충돌'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양측 군인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고, 이후에도 양국 군인 간 산발적 충돌은 계속됐다.
이에 양국은 군사적 충돌을 줄이기 위해 여러 차례 외교적, 군사적 협상을 벌였고 최근 분쟁지 순찰 방식에 합의한 상태다.
인도 외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모디 총리가 양국 국경 지역의 완전한 (병력) 철수와 2020년 양국 국경 충돌 문제 해결에 관한 최근의 합의를 환영하면서 적절한 이견·갈등 해결의 중요성과 이견·갈등이 평화·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양국 외교당국은 두 정상이 국경 문제 특별대표가 조속히 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양국 관계의 안정화·재건을 위해 외교장관 및 기타 당국자 차원의 대화 메커니즘도 가동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의로 브릭스에 정식 가입한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나 중동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에게 "중국은 현재 중동 정세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가자 휴전의 조속한 실현은 지역 긴장 완화의 핵심이고, 국제 사회는 힘을 합쳐 관련 당사국(이스라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해 더 나아간 혼란을 막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엘시시 대통령에게는 "이집트와 협조를 강화해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조기 휴전과 지역 정세 완화를 함께 이끌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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