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없어도 캠프출신이면 OK, 강호동 왕국 전락한 농협중앙회

성과없어도 캠프출신이면 OK, 강호동 왕국 전락한 농협중앙회

르데스크 2024-10-24 11:30: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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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 이후 불거졌던 낙하산 보은인사를 사실상 시인하는 발언을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농가소득 향상과 농업발전이라는 농협중앙회의 설립취지가 무색해졌을 뿐 아니라 농협중앙회가 강호동 회장의 선거 전리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강 회장이 선거를 도왔다는 이유로 농협의 주요 요직에 재취업시킨 이들은 과거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 대표나 임원을 역임하다 퇴임한 인물이다. 당시에도 별다른 경영성과를 내지 못한 채 퇴임했다. 그런 이들이 강 회장 당선을 계기로 농협 핵심 요직을 맡아 화려하게 복귀했다. 강 회장 체제의 농협중앙회를 향해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낙하산 비판에 강호동 "마음나눈 분들"…회장 선거 보은성 재취업 창구 전락

 

지난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등 요직에 선거를 도운 캠프출신 인사를 대거 꽂는 등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자행했다는 비판에 대해 사실상 시인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 보은인사를 단행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발언을 내놨다.

 

농협이 강호동 캠프 재취업 창구라는 박덕흠 의원의 지적에 강 회장은 "꼭 캠프 출신이라기보다 선거 기간 저와 마음을 나눈 분들"이라며 "선거 때 음으로 양으로 도와준 분들이다"고 답변했다.

 

▲ 국감에 출석한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등 요직에 선거를 도운 캠프출신 인사를 대거 꽂는 등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자행했다는 비판에 대해 마음을 나눈 분이라며 사실상 시인했다. 사진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사진=뉴시스]

 

실제 강 회장 취임 이후 농협중앙회 및 자회사 주요 요직엔 선거에서 강 회장을 도왔던 인물들이 대거 복귀했다. 지준섭 전 NH농협무역 대표는 2022년 말 퇴임한 뒤 중앙회장 선거에서 강 회장을 도운 후 중앙회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여영현 전 농협네트윅스 대표도 2022년 말 퇴임했다가 강 회장 선출 이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김창수 남해화학 대표(전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장), 조영철 농협에코아그로 대표(전 농협홍삼 대표), 박서홍 현 농협경제대표이사(전 농협경제지주 상무), 강남경 남해화학 부사장(전 농협물류 대표) 등도 퇴임 후 다시 재취업했다.

 

또한 박석모 현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은 전 NH 농협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2016년 퇴임했다가 농협중앙회로 돌아왔고, 2016년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를 끝으로 퇴직했던 김정식 전 전무이사도 8년 만에 농민신문사 대표로 취임했다.

 

이에 지난 2021년 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차기 농협중앙회장부터 회장의 과도한 권한을 분산해 농협중앙회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농협중앙회 등 주요 요직이 회장 측근의 낙하산 인사로 채워져 회장 중심의 제왕적 지배구조가 심화될 거라는 우려다.

 

농협중앙회 주요 자회사 대표의 화려한 복귀…경영성과·전문성 '물음표'

 

강 회장 캠프 출신 낙하산 인사가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 주요 요직을 꿰차면서 향후 중앙회 경영실적 전망에도 우려섞인 반응이 나온다. 낙하산 인사로 지목된 이들 대부분은 과거 중앙회 및 자회사의 경영을 직간접적으로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지만 별다른 경영성과를 내지 못한 채 퇴임한 전력을 갖고 있어서다.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2022년 말 NH농협무역 대표를 맡았는데, 당시 농협무역은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2022년 NH농협무역 매출액은 4011억원으로 전년(4426억원) 대비 9.3% 감소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4억4000만원, 36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 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2022년 말까지 농협홍삼 대표를 맡았던 조영철 농협에코아그로 대표도 부진한 경영성적을 이어가다 퇴임했다. 조 대표가 농협홍삼 대표로 퇴임했던 2022년 말 농협홍삼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69억원, 91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여전히 적자 늪에서 허우적댔다.

 

상대적으로 여영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가 전임 시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마저도 실적이 후퇴만 하지 않았을 뿐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여 대표는 2022년 말까지 농협네트웍스 대표를 맡았는데 당시 농협네트웍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9억원, 64억원이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11.3%, 당기순이익은 3.2% 증가했다.

 

다만 여 대표가 농협네트웍스 퇴임하자마자 농협네트웍스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점에서 뛰어난 경영성과를 냈다고 보긴 힘들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농협네트웍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여 대표가 있었던 2022년 대비 각각 20%, 10%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강 회장 체제의 농협중앙회가 농업인의 농가소득 증대와 농업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의구심어린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윤준병 의원은 "농협 전반에 걸친 낙하산 인사 채용은 농업협동조합법 상 권한 분산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의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 등을 저해하는 행위다"며 "농협 임원 및 간부의 인사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전리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을 개선해 농협이 회장의 사유물이 아닌, 농민과 농협조합원을 대표하는 중앙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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