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0.1% 성장, 양호 수준 아냐…연간 2.4% 어렵다"[일문일답]

한은 "0.1% 성장, 양호 수준 아냐…연간 2.4% 어렵다"[일문일답]

이데일리 2024-10-24 11:18:42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2.4%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0.1%를 기록해 역성장을 면했지만, 한은은 양호한 성장세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4일 ‘2024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2분기 마이너스(-) 0.2%에서 3분기 증가전환했지만, 0.1% 성장률은 양호한 수준이라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이날 올해 3분기 전기비 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대비 플러스(+) 전환했지만, 한은 전망치(0.5%)와 시장 예상치(0.5%)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 내수가 0.9%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한은은 내수는 당초 전망과 비슷했지만, 수출 쪽 부진이 컸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정보기술(IT) 부분은 수출에 플러스 기여했지만, 기여 폭이 줄었고 비(非) IT 품목의 경우 자동차, 화학제품, 전기장비 등이 감소했다”며 “자동차의 경우 완성차 부품업체 파업이 있었고 시설 보수공사가 있어서 물량기준 감소했고, 화학제품이나 전기장비 쪽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소재가 감소해 부진했다”고 했다.

한은은 사실상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4%) 달성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4분기 1.2%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신 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1.2% 정도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 2.4%가 나오는데, 3분기 전망치에 비해서 실적치가 낮게 나와 2.4%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러가지 대내외 불확실한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다음달 전망 때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사진 왼쪽부터 박창현 지출국민소득팀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장은종 국민소득총괄팀장, 이지현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사진=한국은행)




다음은 신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조사국은 수출이 하반기 양호한 흐름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전망 실패 아닌가. 3분기 수출이 부진한 이유는.

△(신 국장) 조사국 8월 전망치 발표 당시에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겠다고 했다. 3분기는 전분기비 감소로 나왔다. IT 부문 증가세가 둔화했고, 비 IT 부문이 예상과 다르게 부진한 게 컸다. IT 부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크게 이어져 왔고 그거에 따른 조정 측면이 있다. IT 부문은 수출에 플러스 기여했지만, 기여 폭이 줄었다. 비 IT 품목의 경우 자동차, 화학제품, 전기장비 이쪽이 감소했다. 자동차의 경우 완성차 부품업체 파업이 있었고 시설 보수공사가 있어서 물량 기준으로 감소했다. 화학제품이나 전기장비 쪽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소재인 2차 전지 같은 부분들이 감소해 화학 쪽이 부진하게 나왔다. 전반적인 3분기 수출이 마이너스가 나왔다고 해서 수출 상황이 나쁜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이 높은 수준이고 전망 같은 경우도 수출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지겠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반도체는 물량 기준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안 좋아져 2023년 초반 반도체 생산 조정에 들어가고, 그 이후에 2분기부터 물량 기준으로 반도체가 증가해왔다. 이런 부분들이 올 2분기까지 이어졌고 3분기 들어선 수출물량지수를 보면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 보였다. 전분기비로 비교하다보니 반도체 부문이나 반도체 포함 IT 수출이 증가했지만 둔화하는 것으로 나왔다.

-국제수지 설명회 때 9월 IT 부문의 견조한 수출 호조세가 이어졌다고 했다. IT 성장세가 둔화했다고 했는데, 왜 다른가.

△(신 국장) 통관 수출과 경상수지 쪽에서 상품수지는 명목기준이기에 IT 품목 가격 상승이 반영돼 있다. 통관 기준 수출 증가세는 높은 수준 유지하고 있다. 통관 기초로 작성되는 무역수지도 그렇게 나왔다.

-조사국 8월 3분기 성장률 전망치 0.5%에 비해서 낮다. 전망 당시와 어떤 것이 다른가.

△(신 국장) 내수와 순수출을 나눠보면 내수 쪽은 전체 기여도는 발표한 숫자와 비슷한 것으로 전망했다. 차이가 난 부분은 순수출에서 수출 부문이다. 조사국 8월 전망에는 경기 흐름으로 봤을 때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봤는데 감소한 것으로 나와 수출 쪽에서 전망과 실적 간 차이가 있었다. 수출이 감소한 이유는 비 IT 품목 수출 부진이 심화돼서 나타난 영향이 컸다. 조사국 전망할 때 글로벌 제조업 경기나 교역 규모가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고 미국 성장세가 강할 것이고 중국도 부양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기초로 수출이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 경제여건 많이 변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고 중국경제도 내수 쪽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을 보이기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줬다. 조사국 전망 때와 차이가 났다.

-흐름을 보면 -0.2% 이후 0.1%인데 기저효과 감안하면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신 국장) 2분기 -0.2%에서 3분기 증가 전환했지만, 0.1%는 양호한 수준이라 평가할 수 없다. 2분기가 -0.2% 나온 게 경기 침체 시그널은 아니었다. 1분기 높았던 기저효과가 해소된 것이다. 다만 3분기가 조사국 전망이나 시장 예상보다 안 좋게 나왔다. 다음 조사국 경제전망 발표 때 성장 흐름에 변화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수출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업체 파업 등 일시적 영향 때문에 3분기가 안 좋고 4분기는 반등한다고 보는 것인가. 어떻게 수출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것인가.

△(신 국장) 통관 수출을 보면 12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하고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증가율 자체는 꺾이겠지만, 수출 호조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작년에 비해 올해 교역 여건이 좋아졌다. 작년에는 세계 교역량이나 성장률이 낮았고 IT 경기가 상반기 안 좋았다가 하반기부터 좋아졌다. IT 경기 전망과 관련해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현재까지 다수 의견은 상반기까지 IT ‘업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해외 주요국의 경제상황이나 글로벌 교역량 이런 것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현재까지는 작년보다 미국 경제도 괜찮고 주요국 수출도 괜찮은 편이다. 전반적인 수출은 예전처럼 증가율이 높은 수준은 아니고 낮아진 상태에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수출 관련 불확실한 요인이 최근 발생하고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펴야 하겠다.

-작년 기준이 아닌 전분기 대비로 비교하면.

△(신 국장) 3분기 마이너스 나온 것이 수출 경기의 좋은 흐름이 꺾인 것인가. 그렇다고 보기엔 어렵다. 전년동기대비로보면 높은 수준이다. 6분기 연속 증가했던 수출이 이번 분기 소폭 마이너스 돌아섰다고 해서 수출 경기 자체가 안 좋아진 쪽으로 돌아갔다고 보기 어렵다. 자동차 화학이나 IT 부문 좋았던 기저효과가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과거의 흐름, 앞으로 일반적 전망 봤을 때 심각한 수출 침체 부진의 사인으로 보기보다는 주춤하거나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출과 관련된 불확실한 요인이 많이 발생했기에 이런 부분 전망해서 IT 사이클 어떻게 바뀌는지 주요국 경제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가는지 글로벌 교역요건 어떻게 개선되는지 종합적으로 보고 몇 분기 좀 더 지켜보면서 수출경기를 판단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1분기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전망이 벗어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신 국장) 조사국 분기 전망은 실적 없이 전망 전제치나 흐름이나 경기순환 등을 감안해서 전망하기에 실적치와 기본적으로 차이가 나는 게 정상적이다. 올초부터 지금까지 전망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의 변화가 심하다. 유가 불안도 있다고 했는데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수요가 둔화돼 안정세 보이기도 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중동 확전 분위기인데도 영향이 크지 않은 것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 경제도 실적 나올 때마다 좋았다가 주춤해 보이기도 한다. 주요국 경기나 반도체 사이클도 있지만, 전망 전제 조건들이 계속 바뀌기에 불확실성이 계속 커진다.

-전망 벗어나면서 2.4% 전망치를 달성할 가능치 어떻게 보는가. 2.4%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 어느 정도 돼야 하는가.

△(신 국장) 산술적으로 4분기 1.2% 정도 성장하면 연간성장률 2.4%가 나오게 돼 있다. 3분기 전망치에 비해 실적치가 낮게 나와서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2.4%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조사국에서도 8월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추고 불확실성 있다고 인지했다. 10월 경제상황 평가 당시에도 내부에서는 불확실 요인들이 현재화되는 것 같아서 2.4%를 밑돌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다음달 전망 때 조정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4분기 1.2% 나와야 전망치 부합하고, 그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시적 요인 해소되는 것 말고 상방요인 있다면 어떤 게 있는가.

△(신 국장) 3분기 수출에서 자동차 파업 쪽 일시적 영향이 있었다. 완성차 부품업체 파업이나 시설보수가 3분기 내 끝났기에 4분기에는 그런 부분 되돌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4분기에는 현재 예측하기 어렵다. 불확실한 요인이 너무 많다. 상반요인이라고 굳이 말씀드리자면 우리 경제는 기본적으로 외부에서 충격이 오면 불확실한 요인이 현재화되거나 그런 게 오지 않으면 플러스다. 그리고 그간 내수를 제약했던 고물가, 고금리가 완화되면서 내수 회복에 기여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민간소비 늘었는데 승용차 통신기기 늘었다고 했다. 이 항목들은 소비 규모가 큰 대신 일회성 소비 같다. 이것으로 민간소비 개선세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가.

△(신 국장) 민간소비 자체는 회복속도 빠르진 않은데 작년부터 흐름 자체는 전년동기비로 낮은 수준에서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다. 완만하긴 하지만 개선 흐름이다. 물가부담도 완화되고 임금상승률이 높은 부분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소비자심리지수도 9월 들어 상승했다. 건설 부문 같은 경우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설비투자는 상반기 중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와 항공기 투자 등 부분들이 지연됐던 것이 3분기 많이 이뤄지고 있다. 승용차,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 효과가 4분기에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내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진 않다. 차별화가 있다. 설비투자도 기업 간 변동성 있다. 다만 민간소비는 완만하긴 하지만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전반적 내수 흐름은 물가부담도 완화되고 금리 낮아지면 소비나 투자 쪽이 내수에 도움되는 여건들은 형성될 것이다.

-수출 조정기와 수출 침체 데이터 차이가 무엇인가.

△(신 국장) 수출경기가 양호하냐, 침체냐 이런 것은 여러 가지 봐야 한다. 통관 기준 무역수지, 15대 수출 품목 등을 봐야 한다. 주요 수출국이 어느 쪽으로 수출이 많이 됐는지도 봐야 한다. GDP 쪽에서 실질화해서 물량 기준 성장했는가, 안 했는가도 고려 요소다.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

-3분기 성장률 0.1%가 0.1%대 초반인가 0%대에서 올라간 것인가.

△(신 국장) 0.134%로 알고 있다.

-반도체는 명목 기준 수출 플러스 이뤄지고 있고 가격요인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둔화는 물량 감소에 기인하는가.

△(신 국장) 통관 기준으로 보면 가격 요인과 물량이 같이 반영돼 있다. 반도체 가격이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꾸준 상승하다가 최근 반도체 가격도 조정되는 모습이다. 물량 감소 부분도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는 계속 늘었다가 최근 조정되는 모습 보이고 있다. 통관 기준으로는 가격이 반영되기에 물량보다는 가격이 작년동기보다 늘어난 게 영향을 많이 준다. 이달 통관 수출 증가율 자체는 높게 나온 것으로 안다.

-성장률이 낮게 나왔으니까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 나올 수 있다. 내수 회복되고 순수출은 안 좋다. 금리 인하의 성장에 대한 영향을 어떻게 보는가.

△(신 국장) 지난 금통위 때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실기론부터해서 앞으로 더 내려야 하는가 하는 논의도 있고, 0.25%포인트 인하 효과가 얼마나 있느냐는 논란도 있다. 한 번 금리 인하로 바로 내수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시차도 있다. 금리 인하가 향후 내수 부문에 미칠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 향후 금리 인하는 여러 여건 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업사이클 유지가 대체적 시각이라고 했다. 4분기만 놓고 수출이 전기비 마이너스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는지.

△(신 국장) 개인적인 경험적인 걸 수도 있는데 통계를 내다보면 이번 분기 숫자가 좋게 나오면 앞으로 좋을 것처럼 보이고 반대는 하방리스크만 보인다. 3분기 재화수출이 마이너스이기에 4분기 수출 마이너스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4분기 수출이 마이너스가 나오면 성장이 더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3분기 비 IT 부문 부진했던 것이 얼마만큼 회복될 것인지, IT 일시 조정이 심해질지 되돌려질지 등이 관건이다. 지금 상황에서 통관 기준 흐름 자체는 1년간 높은 증가세를 보이다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씀드릴 순 있는데, 물량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수출이 플러스일지 마이너스일지는 단언하기 어럽다. 다만 통관에서 증가 흐름 유지되고 있고 파업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불확실한 요인이 있지만, 플러스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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