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즈] ⑤ 명장이 본인 이름 걸고 만드는 김종목 주얼리···"한국 파인주얼리 자존심 건다"

[주얼리즈] ⑤ 명장이 본인 이름 걸고 만드는 김종목 주얼리···"한국 파인주얼리 자존심 건다"

여성경제신문 2024-10-24 11:00:00 신고

3줄요약

한국의 주얼리 시장은 세계 5위권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주얼리 시장의 주도권은 해외 명품 브랜드에 내주고 있다. K-팝과 K-드라마가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시대, K-주얼리는 안방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품질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를 키우지 못한 탓이다. 여전한 음성 거래와 디자인 베끼기, 영세한 운영 등이 K-주얼리 브랜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K-컬처의 약진과 함께 K-주얼리의 잠재력도 살아나고 있다. 실력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 바람도 일으키고 있다. 여성경제신문은 K-주얼리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고 있는 토종 브랜드를 응원하는 '주얼리즈' 시리즈를 시작한다. 주얼리즈는 '주얼리'와 '리즈 시절'의 합성어다. 지금이 리즈 시절인 신흥 K-주얼리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독자에게도 소개하고 세계시장으로 발돋움하는데 일조하려 한다. [편집자]


"주얼리를 단순히 사치품으로 치부하지 않고 제품 하나하나에 책임과 소명을 다합니다. 그 각오로 실명을 사용해 브랜드를 만들었죠."

한결 같은 각오로 22년간 '김종목주얼리'를 운영해 온 김종목 대표는 금은세공 직종 '명장(名匠)'이다. ‘명장’은 대한민국명장심사위원회가 산업 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 인정한 사람이다.

김종목주얼리는 핸드메이드 맞춤 예물보석 전문점으로 국내 파인주얼리를 수준 높게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파인주얼리란 금·플래티늄 백금·고가의 귀보석을 사용한 주얼리로 숙련된 장인의 세공을 통해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 시간 착용에도 품질에 변함이 없고 세월이 지날수록 소장 가치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여성경제신문이 지난 9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김종목주얼리 매장을 찾아 김종목 대표를 만났다. 화려한 보석이 진열된 매장을 지나 2층 작업실에 도착했을 때 그가 주얼리 업계에서 달려온 50년 세월을 증명하듯 곳곳엔 명장의 손길이 묻어있었다. 

김종목 명장은 충무로 ‘럭키보석’에서 20년 업력을 쌓은 후 2001년 강남 로데오거리에 김종목주얼리 전시매장을 오픈했다. 김 명장은 한국귀금속판매중앙회 회장으로서 '주얼리산업진흥법안' 입법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을 주얼리 생산기지로 만들어 수출과 고용창출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정부 부처가 모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곤 기자
김종목 명장은 충무로 ‘럭키보석’에서 20년 업력을 쌓은 후 2001년 강남 로데오거리에 김종목주얼리 전시매장을 오픈했다. 김 명장은 한국귀금속판매중앙회 회장으로서 '주얼리산업진흥법안' 입법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을 주얼리 생산기지로 만들어 수출과 고용창출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정부 부처가 모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곤 기자

—업계 입문 50년이 넘었다. 주얼리 업계 입문 계기와 달려오신 과정이 궁금하다.

"1973년 서울에 올라와 남대문에 있는 보석학원에서 6개월 동안 보석감정과 금은세공을 배우면서 업계에 입문하게 됐다. 이후 명동의 ‘신아사’라는 공방에 취업했다. 당시 기술을 배우는 공방 환경이 매우 열악했지만 디자인을 하고 주얼리 만드는 세공작업이 재미있어서 퇴근시간 후 또는 공휴일에도 혼자 금은세공 기술을 연마했다.

1979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하고 제2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파견 후보 선수로 선발됐다. 1980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선발된 파견 후보 선수와 3차례의 평가전을 치른 후 최종 국제대회 파견 선수로 선발돼 6개월의 합숙훈련 후 1981년 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 시티에서 개최된 제2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금은세공 분야에서 동메달을 수상했다."

기품(Elegance), 김종목 명장 作./ 김종목주얼리
기품(Elegance), 김종목 명장 作./ 김종목주얼리

"1981년 11월, 26살 나이에 럭키보석이라는 상호로 충무로 2가에서 창업을 하게 됐다. 1990년엔 전국명장부 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고 대한민국 귀금속세공 명장에 선정됐다. 1993년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제2대 회장을 역임했고 신세계미술관 주얼리 패션쇼를 겸한 주얼리전시회 등 다수의 작품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현재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전시매장 ‘김종목주얼리’, 종로3가에 ‘한국다이아몬드보석Digital거래소’. 동대문에 ‘MJC보석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김종목주얼리는 충무로 '럭키보석'에서 20년 업력을 쌓은 후 2001년 강남 로데오거리에 전시매장을 오픈했다. 고객에는 신뢰를 심어주고 내가 만든 주얼리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브랜드에 실명을 붙였다."

김종목주얼리는 한국의 미와 자연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디자인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쇼룸 진열대의 모습. /장세곤 기자
김종목주얼리는 한국의 미와 자연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디자인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쇼룸 진열대의 모습. /장세곤 기자

—'고객 신뢰'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지.

"강남의 한 보석매장에서 다이아몬드 예물 반지 세공주문을 받아 반지를 다 만든 다음 다이아몬드를 물려야 하는데 0.63캐럿 다이아몬드가 없어졌다. 쓰레기에 휩쓸렸다고 생각해 청소차량 운전기사 등 3명을 일당 3배, 다이아몬드를 찾으면 가격의 50%를 주는 조건으로 고용했다. 난지도 쓰레기 더미를 3일 동안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공의뢰를 한 매장 사장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손실 보상을 하겠다고 했다. 이후 보석매장에서 몇 시간 뒤에 다이아몬드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주문장에 그대로 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 일을 계기로 사장님께 신뢰를 얻어 더 많은 주문을 받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 좋은 교훈으로 남았다."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한국의 미와 자연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디자인과 작품 제작을 하고 있다."

물방울, 김종목 作 / 김종목주얼리
물방울, 김종목 作 / 김종목주얼리

—국내 주얼리 업계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주얼리 산업의 고용‧부가 가치 창출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한국은 1970년부터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 총 28회 참가해 금메달 15개, 은메달 5개, 동메달 5개, 우수상 2개를 수상 하는 등 우수한 세공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원자재가 비싸 주얼리 반제품(보석물림 없는 주얼리)을 수출하고 있다. 정부나 은행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부가가치 높은 완제품으로 수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 정책 당국자들이 주얼리 산업을 단순 사치품으로 인식한 면도 없지 않다.

국제경쟁력이 높은 우리나라 주얼리가 한류상품화를 이루지 못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규모가 있는 국내 기업들은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전해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하며 저렴하게 주얼리를 생산하고 한국으로 역수출 하고 있다. 국내 주얼리 제조 기반이 붕괴 직전에 놓여있다. 열악한 주얼리 제조 인프라를 살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클로버 귀걸이, 목걸이, 반지 / 김종목주얼리
클로버 귀걸이, 목걸이, 반지 / 김종목주얼리

—국내 파인 주얼리 소비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 유명브랜드가 유행하면 동일한 가치의 주얼리를 국내 매장보다 비교적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 과정에서 값비싼 주얼리 제품을 파인주얼리로 여기거나 단순히 브랜드를 가치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아무리 비싼 보석이라도 세월이 지난 후에 그 가치나 환금성이 많이 떨어진다면 소장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세공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산업차원의 홍보부족으로 아직까지도 K-주얼리 한류상품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외화낭비를 막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72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기품 목걸이, 귀걸이와 반지 / 김종목주얼리
72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기품 목걸이, 귀걸이와 반지 / 김종목주얼리

—국내 주얼리 산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한 의견 부탁드린다.

"지난 2000년 화장품 모법이 제정된 이후 국가 차원의 관리와 감독으로 인해 우리나라 화장품이 K-뷰티 한류화로 많은 화장품 수출과 해외 화장품 수입대체 효과로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 했듯이 주얼리 산업도 정부차원에서 산업을 보호하고 관리 케이-주얼리(K-Jewelry)로서 한류상품화 하길 바란다. 스위스가 세계의 고급시계 생산기지가 되었듯이 한국을 전 세계의 고급주얼리 생산기지로 만들어 많은 수출과 고용창출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 부처가 주얼리 분야 모법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주얼리 업계에서는 가격경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품질과 디자인으로 경쟁하는 투명한 유통구조를 만들어어 젊은 인재들이 많이 주얼리 업계에 입문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요즘 하고 있는 작업과 앞으로 계획은

"3D를 이용한 고유 디자인 개발과 주얼리 제작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또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회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주얼리산업진흥법안’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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