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천재 소년 김도영이 드디어 긴장이 풀렸을까. 연이틀 내린 비로 밀린 한국시리즈 일정이 김도영에게는 약으로 돌아왔다. 한국시리즈 데뷔 첫 홈런까지 쏘아 올린 김도영은 번외로 단 홈런 2개가 모자랐던 시즌 40홈런-40도루 숫자를 채우고자 한다. KIA 이범호 감독도 시리즈를 앞두고 "(김)도영이가 정규시즌 때 못 쳤던 홈런 2개를 한국시리즈에서 쳤으면 한다"라는 소망을 전한 바 있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와 2차전 경기에 출전해 맹활약했다.
김도영은 지난 21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이 6회 초 서스펜디드 경기로 선언되면서 23일 다시 경기에 나섰다. KIA는 6회 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상대 희생 번트를 3루 포스 아웃으로 막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서도 바뀐 투수 전상현이 실점을 막았다.
반격에 나선 KIA는 7회 말 2사 2, 3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 연속 폭투가 나와 2-1로 역전했다. 이어 소크라테스의 우전 적시타와 함께 김도영의 좌전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면서 승기를 확고히 잡았다. 김도영은 한국시리즈 데뷔 첫 안타와 타점 뒤 첫 도루까지 성공했다.
KIA는 1차전 5-1 승리로 2차전 초반부터 기세를 탔다. KIA는 이어 열린 2차전 1회 말 5득점 빅 이닝으로 삼성 마운드를 완전히 두들겼다. 김도영은 1회 무사 2, 3루 기회에서 2루 땅볼 선제 타점으로 이날 결승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김도영은 2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이상민의 5구째 141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한국시리즈 데뷔 첫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홈런을 확인하고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격한 감정의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KIA는 2차전 선발 투수 양현종의 5.1이닝 2실점 쾌투와 함께 8-3 승리로 시리즈 2승을 선점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무엇보다 광주에서 2연승을 거둘 수 있어 굉장히 행복하다. 많은 KIA 팬 앞에서 보답 해드린 듯해 영광이고 좋았다"라며 "1회 말 번트로 가려다가 2·3루 기회가 와서 의식적으로 연습한 대로 2루 땅볼을 치려고 노력했다. 운 좋게 좋은 선제 타점 결과로 나와 만족스러웠다. 홈런도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나왔지만,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라 의미 있고 기분이 더 좋았다. 그래서 더 격한 표현이 나온 느낌"이라고 전했다.
김도영은 지난 21일 열렸던 1차전에서 좋지 않은 날씨 속에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점에 대해 고민이 컸다. 하지만, 김도영은 23일 맑은 날씨 아래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서 완전히 긴장이 풀렸다.
김도영은 "어제 쉬는 동안 찜찜함이 남았었다. 그냥 '날씨가 좋았다면 어땠을까'라는 탓만 계속했다. 그래서 오늘 더 비장한 마음에 임했고, 날씨까지 좋아서 완벽하게 자신감을 느끼고 나갔다"라며 "첫날엔 나도 모르게 긴장해서 몸 반응이 느렸다고 생각해 그런 부분을 더 신경 썼다. 정규시즌 때보다 더 신중하고 디테일하게 준비했다. 이틀 전처럼 너무 일찍 자려고 하지 말고 평소대로 자니까 푹 자서 컨디션도 좋았다. 수비 집중력에도 확실히 도움이 됐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2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도 김도영의 첫 번째 한국시리즈 활약상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양현종은 "(김)도영이뿐만 아니라 (곽)도규도 그렇고 긴장을 크게 안 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긴장을 푸는 약도 먹으려고 했는데 최근 어린 선수들은 큰 무대를 그대로 즐기려고 하더라. 위축되거나 움츠러드는 것 없이 자기 플레이를 하는 걸 보고 대단하고 부럽다고 느꼈다"라고 칭찬했다.
대투수의 칭찬을 들은 김도영도 "양현종 선배님에게 항상 존경심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시리즈 투구를 직접 처음 봤는데 확실히 정교함이 남다르셔서 깜짝 놀랐다. 우리 팀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선배님이 마운드에 오르면 무조건 팀이 이기겠단 느낌이 있다"라고 화답했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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