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부조리하고 부당한 세상, 돌려 깔 수밖에 없어" 소신 [엑's 인터뷰③]

이승윤 "부조리하고 부당한 세상, 돌려 깔 수밖에 없어" 소신 [엑's 인터뷰③]

엑스포츠뉴스 2024-10-24 07:00: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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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가수 이승윤이 창작자로서 느끼는 자부심, 이를 기반으로 완성된 앨범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승윤은 24일 새 정규 앨범 '역성'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 자리를 열고 앨범 관련 이야기부터 음악적 행보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 번째 정규 앨범 '역성'은 선발매 앨범 트랙은 물론 신곡 7트랙이 추가되어 총 15곡의 꽉 찬 앨범으로 완성되었다. 이승윤은 "정규라는 앨범 단위에 매료돼 음악을 시작했다. 제가 좋아하는 요소기도 하다. 긴 호흡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시대에 맞지 않더라도 이 시점에 들어주는 분들이 계실 때 내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지금처럼 공연을 할 수 있을 때 정규 단위 앨범을 한 번만 더 내보자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 의미에서 정규 앨범을 내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타이틀 '역성'에 대해 이승윤은 "잡음들의 이야기"라 정의내렸다. 그는 "보통 생각하는 주요 멜로디를 담당하는 것들이 있고, 주 멜로디가 아닌 잡음들이 훨씬 더 많은 세상을 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잡음'이라 일컬어지는 마음, 이름, 고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역성의 용기를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았다. 동시에 전시되지 않고, 호명되지 않고, 거론되지 않는 이름들에게 마음껏 발산하라는 메시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분법적으로 메이저 혹은 마이너, 흑 혹은 백으로 모든 씬을 나누자는 뜻은 아니라고. 그는 "흑과 백에도 잡음이 있고, 총천연색 혹은 무지개색이라도, 또 골목대장을 하는 무리들에게도 잡음들은 항상 있다. 단순히 딱 잘라서 이분법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 마음들을 담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 역시도 '무명' 가수에서 '유명' 가수라는 타이틀 속에서 여러 잡음들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음악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이승윤은 "'무명'이라는 단어 자체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그 프레임의 삶을 살고 있을 때는 제 이야기라서 관심이 많았다. 이제 제 이름을 많은 분들이 연호해주는 삶을 살다 보니까 이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을 위하게 된다. 창작자로서, 어떤 말을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거나 불려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귀기울임은 항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름을 접하는 경로, 통로가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생각하려고 한다"고 책임감을 엿보였다.



차분하고 나른한 어투, 크게 힘이 들어가지 않은 모습이지만 말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에서 큰 힘이 느껴진다. 평소 그의 담담하고 솔직한 매력, 여기에 무대 위 에너지를 뿜어내는 반전 매력, 여성 팬덤 그것도 중장년 여성 팬덤층이 크게 확대되는 이유가 아닐까.

이승윤은 "사실 처음 음악 시작할 때는 제가 남성 팬들이 많을 줄 알았다. 어느 순간부터 여성 팬들이 많아져서 당혹스럽기도 하더라"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어 "사실 무대에서 볼 때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라, 당황스럽다기보다는 '어?' 싶었다. 지금은 그저 감사하다. 제 노래가 세대에 아주 많은 영향을,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좋아하는 밴드 음악이 60년대에서 90년대가 전성기였기 때문에 음악적 요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왜 남자들은 나를 안 좋아하지?"라고 웃음 지은 이승윤은 "남성 팬들이 절대 다수가 되는 건 싫다. 그런데 지금 비율이 (웃음)… 공연을 하면 남성 팬분들이 존재감을 엄청 어필한다. 그분들을 덜 외롭게 해드리고 싶다"고 또 다른 책임감을 내비쳤다.



오랜 고민 끝에 완성한 새 정규 앨범, 스스로 만족도도 높고 완성도에 대한 자부심도 높은 만큼 다음 앨범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이승윤은 "그건 그때의 제가 느낄 부분"이라면서 "지금은 '역성'에 대한 만족감이 높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스포치로 치면 연패(連霸)하는 팀이 있는가 하면 단 한 번의 대단한 성과를 내는 팀도 있지 않나. 지금 이 시점에서는 '역성'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번 앨범으로 '역성'의 중심에 서서 누군가를 향한 날선 비판의 목소리, 시선을 보여준 이승윤. 그는 이를 두고 "빈정거림"이라 표현, "부조리하고 부당하다 생각들 때 돌려 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동네방네 목소리를 내고 떠들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아픔이나 행복 등을 위해 스스로 목소리, 용기를 내어 진정성 있게 내야 하지 않을까"라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이와 동시에 20년, 30년 뒤 그 스스로는 또 다른 이승윤들에게 "역성의 대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음악 인생에서 '역성'이라는 앨범을 낸 일이 가장 잘 한 일"이라는 이승윤의 역성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게 된다. 

사진=마름모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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