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플랜본부' 가동을 본격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사실상 '섀도 캐비넷'(예비내각)을 가동해 '조기 대선'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는 23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7일 설치를 발표한 지 16일 만이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을 본부장으로 하는 이 기구는 △기획상황본부 △정책협약본부 △먹사니즘본부 △당원주권본부 △10만 모범당원 정권교체 위원회 등 4본부·1위원회 체제로 구성됐다.
해당 기구는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경제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과 '문화주도 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본부장은 "내일의 집권을 향한 정권교체 고속도로와 국정 성공 고속도로의 구간별 세부계획 작성을 시작한다"며 "K-먹사니즘 등 집권당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21대 대선이 2년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발 빠르게 움직이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캠프가 선거 1년 전 구성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이르게 대선 준비에 돌입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진 20대 대선의 경우, 이재명 대표는 약 9개월 전인 2021년 6월 30일 예비경선을 위한 '열린캠프'를 구성했으며, 대선 후보로 결정된 이후인 같은 해 11월 2일 당차원의 '대한민국대전환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보태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24.1%로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 14~1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 2.9%·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다만, 민주당은 '탄핵'과는 선을 긋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탄핵을 얘기한 적 없으며, 그때(전당대회 때) 이미 집권플랜본부를 계획했고 1년 내에 끝내겠다고 얘기했다"며 "지금 정권이 사실상 준무정부 상태에 들어간 건 능력 부족으로 생긴 문제고, 국민의 신뢰 추락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반대해석도 없지 않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 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 같다"며 "탄핵이 될 경우, 차기 대선이 앞당겨 지는데 그와 관련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 내부적으로는 '11월 위기설' 관련 이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비명계의 공세 강화에 대응할 목적도 함께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뉴스24>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심증은 가지만 정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탄핵을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민생·의정갈등·물가·복지·외교 등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면 향후 어떤 비상사태가 왔을 때 빠르게 집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힘이 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 야권은 '탄핵' 드라이브를 노골적으로 걸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3년은 너무 길다'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 자격 없는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놀이'를 끝장내겠다"며 "오는 26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 모여 불의하고 무능하고 무도한 윤 대통령을 끌어내리자"고 했다. 진보당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났다"며 "이제 남은 것은 범국민적 힘을 모아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퇴진시키는 길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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