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하루에만 2승을 수확한 KIA 타이거즈가 'V12(12번째 우승)'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8-3으로 제압하고 시리즈 2연승을 달렸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선수는 선발투수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5⅓이닝 8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한국시리즈 국내 선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36세 7개월 22일)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조계현(36세 6개월 2일, 2000년 11월 3일 현대-두산 잠실 4차전)이 보유하고 있었다.
경기 중반 이후 마운드에 오른 불펜투수들도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준영(⅓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장현식(1⅔이닝 1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곽도규(⅔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정해영(1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이어진 불펜투수들이 삼성 타선을 봉쇄하면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한국시리즈 개인 통산 첫 홈런을 쏘아 올렸고,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이 각각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4타수 2안타 1득점,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KIA는 2차전에 앞서 진행된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삼성을 5-1로 꺾으면서 먼저 1승을 챙겼다.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0-1로 끌려가다가 6회초 무사 1·2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어갔고, 7회말에만 4점을 뽑으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8회말에 1점을 추가하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KIA는 그 분위기를 2차전까지 이어가고자 했다. 1회말 박찬호의 볼넷,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안타 이후 포수 강민호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2·3루의 기회를 맞이했고, 김도영의 2루수 땅볼 때 3루주자 박찬호의 득점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최형우와 김선빈의 1타점 적시타로 빅이닝을 완성한 KIA는 이어진 1사 2·3루에서 이우성의 2타점 적시타로 5-0까지 달아났다. 결국 삼성 선발 황동재는 ⅔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경기 초반에 이미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졌다.
2회말에는 김도영의 솔로포까지 터졌다. 2사에서 등장한 김도영은 이승민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KIA는 4회초 2사 1루에서 김현준의 1루수 땅볼 때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던 양현종이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1루주자 류지혁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5회말 1사 1·3루에서 김선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주자 최형우의 득점으로 1점을 추가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KIA는 6회초 김현준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1실점했지만, 8회말 1사 3루에서 김태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주자 김규성의 득점으로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정해영이 9회초에 구원 등판해 2사 1·2루에서 김영웅의 1타점 적시타로 잠시 흔들렸으나 박병호의 삼진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2차전 종료 이후 취재진을 만난 이범호 감독은 "하루에 2경기를 다 잡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1차전에 구원 등판한 전상현이 중요한 상황에서 정말 잘 끊어줬다. 선수들이 그 경기를 이겨내면서 2차전은 좀 더 편하게 치른 것 같다"며 "첫 경기를 잡지 못했다면 두 번째 경기도 힘들 수 있었는데, 양현종과 불펜투수들, 또 타자들이 점수를 내야 할 때 진루타를 치고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팀을 위해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총평했다.
2차전 6점 차 리드 상황에서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구원 등판한 것에 대해서는 "(정)해영이가 1차전에 10구를 던졌고, 매우 오래 쉰 상태였다. 오늘(23일) 던진 뒤 내일(24일) 휴식일이고, 마지막에는 마무리투수가 던져서 꼭 이기고 싶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깔끔하게 끝내기 위해서 마무리투수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KIA로선 1차전 6회초 무사 1·2루를 실점 없이 넘어간 게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이 감독은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다. 좌완투수로 한 번 끊고 갈지, 상대 타자가 번트를 댈지 고민이 많았는데, 비가 와서 계속 고민했다. 근데 확실히 필승조 중에서 가장 구위가 좋고 안정적인 투수가 누굴지 생각했고, (정)해영이를 제외하면 (전)상현이가 가장 좋겠다고 투수코치와 상의한 뒤 정공법으로 밀어붙였다"며 "구위를 믿고 상현이를 올렸는데, 잘 막아줬다. 1차전 승리로 2차전을 좀 더 쉽게 운영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영웅이 올 시즌 번트를 한 차례 댔더라. 번트 자세가 나오면 번트를 대주고 1점을 주는 야구를 하려고 했고, 번트 자세가 나오지 않으면 점수를 안 주려고 (김)태군과 먼저 이야기했다. 기습번트를 대는 것처럼 번트가 나왔는데, 아웃카운트 1개를 잘 잡아줘서 그 상황을 끊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우리에게 운이 좀 더 따라온 것 같다"며 "어제는 (이)준영이로 한 번 끊고, 좌완투수를 냈다가 볼넷이 나오면 무사 만루에서 상현이를 올릴 생각이었다. 준영이가 잡았다면 1사 1·2루에서 상현이를 내려고 했고, 준영이 이후에 상현이를 붙이려고 했다. 투수코치와 바로 상현이를 붙이자고 했던 게 가장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타선이 1차전 후반부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준 점도 고무적이다. 이범호 감독은 "원래 첫 경기 이후 두 번째 경기부터는 마음이 편해진다. 5회까지 진행된 이후 쉬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긴장하는 모습이 좀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라 1차전보다는 2차전이 좀 더 나았던 거 같다"며 "이제는 체력전이기 때문에 한 경기가 10경기 정도 치른 컨디션일 것이다. 3차전으로 가면 체력적으로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 잘 챙기면서 준비하는 게 지금 상황에선 가장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도영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홈런을 친 것보다도 1회말에 진루타를 쳐서 타점을 올리고 2루주자를 3루로 보낸 게 가장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홈런을 친 것보다도 수비에서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았고, 또 도루도 하고 홈런도 치면서 젊은 선수가 너무나도 많은 걸 보여준 것 같다. 타자들이 1회말에 점수를 많이 뽑지 못했다면 마지막에 어려웠을 텐데, 1회말에 자신을 희생하면서 1점을 뽑고 진루타까지 치는 걸 보면 이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한 게 아닐까 싶다"고 칭찬했다.
사령탑 부임 이후 첫 한국시리즈를 순조롭게 풀어가고 있는 이범호 감독이다. 그는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솔직히 짧은 순간에 바로 판단해야 해서 어려운 것 같다. 내 선택으로 팬분들, 또 선수들이 고생한 게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 오늘 경기도 최대한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게끔 선수들을 준비시켰고, 나도 최대한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영했다. 점수 차가 커도 오늘 경기를 잡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걸맞은 모습을 보여줘서 여러 면에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7년 만의 통합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둔 KIA는 대구로 이동해 25~26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3~4차전을 치른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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