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주목한 건 홈런 아닌 '땅볼'이었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2차전을 모두 승리했다. 이틀 전 우천으로 중단,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선언된 1차전을 5-1, 뒤이어 열린 2차전마저 8-3으로 압승하며 하루에만 2승을 챙겼다. 역대 KS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40차례 중 29차례로 72.5%.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90%(18/20)에 이른다.
시리즈 1차전을 역전승으로 장식한 KIA는 2차전 '초전박살 모드'로 삼성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1회 말 공격에서만 5득점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눈여겨 볼 장면은 3번 김도영 타석이었다. 1번 박찬호의 볼넷, 2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우전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은 KIA는 삼성 포수 강민호의 2루 견제가 빗나간 틈을 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무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삼성 선발 황동재의 3구째 직구를 밀어 쳐 2루 땅볼을 기록했다. 비록 안타는 아니었지만, 땅볼 덕분에 3루 주자 박찬호가 득점했고 2루 주자 소크라테스는 3루로 진루했다.
이후 KIA 타선은 봇물 터진 듯 폭발했다. 1사 3루에서 최형우와 나성범, 김선빈, 이우성까지 네 타자 연속 안타로 5-0을 만들었다. 김도영은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솔로 홈런으로 여섯 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개인 통산 첫 번째 KS 홈런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뒤 "홈런을 친 것보다 1회에 진루타로 타점 올려주고 2루 주자를 3루 보낸 게 오늘 두 번째 경기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았을까 한다"라며 김도영의 팀 배팅을 언급했다.
김도영은 이에 대해 "황동재 선수를 전력분석했을 때 공의 움직임이 많아 치기 까다롭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번트하려다가 (포수 실책을) 2·3루가 됐는데 쉬는 동안 연습한 그런 게 생각나서 의식적으로 2루 땅볼을 치려고 했다. 잘 돼서 만족스러웠다"라고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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