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밤잠을 자지 못했다. 침대에서 3시간을 뜬 눈으로 보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보물 김도영이 가장 큰 무대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8-3으로 꺾었다. 이로써 KIA는 2승에 선착, 2017년 이후 7년 만에 ‘V12’ 달성에 가까워졌다.
앞서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S 1차전은 우천으로 인해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선언됐고, 23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재개됐다. 2차전은 1차전 종료 후 오후 6시 30분에 열렸다. KIA는 1차전 서스펜디드 선언 전 6회 초 0-1로 뒤지고 있었고, 노아웃 1, 2루로 추가 실점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1차전 5-1 역전승을 거둔 KIA는 2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어 2연승을 내달렸다. 김도영은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2타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광주에서 2연승을 거뒀다는 게 무엇보다 행복하다. 많은 팬이 성원해 주셨는데 승리로 보답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김도영은 처음 맞이하는 KS 1차전에서 부진했다.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된 21일 경기에서 안타 없이 볼넷 2개와 실책을 범했다. 큰 무대를 앞두고 긴장한 탓이었다. 이후 우천으로 하루 더 경기가 연기되자 김도영은 그제야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는 “사실 쉬는 동안에도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날씨 탓만 계속했다. 오늘 경기는 그래서 더 비장한 마음으로 임했다. 날씨도 좋았고, 완벽한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1차전을 앞둔 20일, 김도영은 잠을 설쳤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1차전을 두 번 치른 것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김도영은 “그때는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잠들려고 한 게 독이 됐다. 어제와 그저께는 평소 자던 대로 하니까 오히려 잠도 잘 왔고, 컨디션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의 유일한 약점은 수비가 꼽힌다. 하지만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도영은 “KS에선 정규시즌의 기록을 잊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기본기에 집중하면서 하다 보니 몸 반응도 괜찮다. 확실히 정규시즌보다는 집중력이 높다”고 힘주었다.
2차전 1회 말 노아웃 2, 3루에서 2루 땅볼로 선취 타점을 뽑아낸 장면에 관해선 “그동안 훈련했던 것이 생각났고, 의식적으로 2루 땅볼을 치려고 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해당 장면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특히 2차전 1회 진루타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만들었다. 그래서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젊은 선수인데 2경기에서 많은 것을 보여줬다”며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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