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대투수’ 양현종이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썼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8-3으로 꺾었다. 이로써 KIA는 2승에 선착, 2017년 이후 7년 만에 ‘V12’ 달성에 가까워졌다.
이번 2차전 승리는 선발로 등판한 양현종에게 특별한 날로 남는다. 그는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삼성 타선을 묶었고, 2차전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번 승리로 36세 7개월 22일로 역대 국내 투수 KS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새로 썼다. 또한 이런 활약에 경기 후 2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것은 덤이다.
양현종은 지난 2017년 KS 2차전에서 9이닝 완봉승을 따낸 후 7년 만에 KS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이겨서 기분이 좋다. 좋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며 웃었다. 이어 “초반에 야수들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줬고, 공격적으로 볼 배합을 바꾼 게 주효했다. 많은 이닝을 못 던졌어도 중간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기분 좋게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양현종은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에 관해 “제 몸은 아직 27살 같다. ‘최고령’이란 단어는 최형우 형한테만 붙는 줄 알았다. 저한테 그런 단어가 붙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도 든다”며 “최고령은 아직 안 어울린다. 야구 더 하고 싶고, 더 많이 던지고 싶다. 다른 형들이 '최고령' 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앞서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S 1차전은 우천으로 인해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선언됐고, 23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재개됐다. 2차전은 1차전 종료 후 오후 6시 30분에 열렸다. KIA는 1차전 서스펜디드 선언 전 6회 초 0-1로 뒤지고 있었고, 노아웃 1, 2루로 추가 실점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1차전 5-1 역전승을 거둔 KIA는 2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어 2연승을 내달렸다.
양현종은 “제 컨디션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질 거로 봤다. 제가 잘 던지면 일방적 승리, 못 던지면 난타전으로 갈 것 같았다. 초반에 위기도 있고, 잔루도 많았지만, 운이 따랐다”고 돌아봤다. 또한 KS 2차전은 비가 내린 이후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 치러졌다. 이에 양현종은 “모든 선수가 이런 추운 날 던지고 싶어 한다. 이런 날씨가 춥다고 생각 안 했다. 아무 지장이 없었다”고 힘주었다.
양현종은 5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그는 “저도 5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2승 했다고 여유 있는 게 아니다. 분위기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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