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세 높이자 극우 '유대인 정착촌 재건' 주장까지
국제사회 용납안해…美국무 "재점령 강력히 반대" 견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1년여가 지난 가운데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가자지구 재점령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이 명확한 전후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 내에서 점차 많은 주류 정치인이 가자지구 재점령이 향후 있을 수 있는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모두 철수하기로 한 2005년의 결정이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의 발판으로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소속된 집권 리쿠드당 의원들은 지난 21일 가자지구와의 국경 인근에서 열린 "가자지구 정착을 위한 준비"라는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극우 성향의 유대인 정착민 단체가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활동가들은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이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 중에는 가자지구를 무장세력이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대인 정착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또 다른 이들은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찬성한다고 했다.
참석자 중 일부는 옷에 '가자지구는 영원히 우리의 것'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헤브루 대학의 기드온 라하트 교수는 이스라엘 정착민 단체가 여전히 2005년 가자지구 철수에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폭력에 대한 보상이라거나 유대인의 정당한 땅을 포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점령론은 팔레스타인은 물론이고 미국 등 국제사회,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인들 중 다수가 가자지구 재점령론에 반대한다고 WSJ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전후 가자지구에의 재정착 계획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2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는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려면 그곳으로 이주하는 이스라엘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당한 병력이 주둔해야 하고 이는 반란과 폭력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재점령을 추진하게 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은 종말을 고하게 된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서로 독립국을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접근법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를 비롯해 다른 거의 모든 국가들의 정부가 원칙적으로 이 접근법에 동의한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을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것은 미국의 정책이었고 앞으로도 미국의 정책일 것이며 내가 아는 한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이기도 하다"라며 "내가 이 부분에 있어 권한이 있는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들은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블링컨 장관은 이날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민을 허용하라는 여당 내 압박에도 이스라엘은 그러한 계획이 없다는 확답을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받았다고도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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