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짜릿한 역전승엔 이범호 감독의 ‘정공법’이 있었다.
KIA는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5-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차전에서 승리한 KIA는 2017년 이후 통산 12번째 KS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당초 KS 1차전은 21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천으로 인해 1시간 6분 지연된 오후 7시 36분에 시작됐고, KIA가 0-1로 뒤지던 6회 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오후 10시 9분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선언됐다.
22일에도 비가 멎지 않아 23일 오후 4시에 열린 1차전에서 KIA는 위기에 몰렸다. 중단되기 전 상황인 6회 초 1, 2루가 득점 기회였고, 자칫 실점을 내줬다가 1차전에 패할 가능성이 높았던 탓이다. 이 감독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1차전 진행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6회 초 등판할 투수를 얘기할 수 없다”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이 감독의 카드는 전상현이었다. 전상현은 팀의 6회 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경기 종료 후 이 감독은 “전상현은 불펜 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고, 투수코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경기의 최대 승부처라고 봤기에 정공법을 택했다. 전상현이 감독의 기대대로 위기를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KIA는 전상현의 호투에 힘입어 7회 말 대거 4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 감독은 “ 타자들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좀 더 부담을 덜고 타격에 임하다 보니 타구의 질도 좋았고, 추가 득점을 올려준 것 같다. 이 타격감이 2차전에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1차전에는 포수 김태군의 활약이 빛났다. 이 감독은 “(김태군이) 공수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타석에서는 귀중한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8회 말 쐐기 타점도 팀 승리에 큰 힘이 됐다. 위기 때는 마운드에 올라가 흐름을 끊어주는 역할도 잘해줬다”며 엄지를 들었다.
2차전은 1차전 종료 이후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이 감독은 “1차전 승리로 선수들이 조금은 흥분해 있을 수 있는데 다시금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1차전은 없었다는 마음으로 2차전에도 전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아쉽게 1차전을 내준 박진만 삼성 감독은 “6회 초 상황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하며 경기가 어렵게 흘러가게 되었다. KS라는 큰 경기, 원정에서 경기 후반 역전을 당하고 다시 분위기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잘 추슬러서 2차전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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