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멸종시킨 운석의 200배 크기'...해저를 찢고 바다를 끓어오르게 한 거대 운석

'공룡 멸종시킨 운석의 200배 크기'...해저를 찢고 바다를 끓어오르게 한 거대 운석

BBC News 코리아 2024-10-23 17:18:03 신고

3줄요약
거대 운석이 떨어지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Getty Images
이 운석은 지름이 40~60km로, 30억 년 전 500km의 분화구를 남겼다

지난 2014년 발견된 거대 운석이 인류 역사상 알려진 그 어떤 쓰나미보다도 큰 쓰나미를 일으켜 지구의 바다가 끓어오르게 했었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공룡 멸종으로 이어진 운석의 200배 크기인 이 거대 암석은 여전히 초기 지구였던 30억 년 전 날아와 부딪혔다.

충돌 원인을 파악하고자 학자들은 망치 등을 챙겨 들고 이 암석이 충돌한 지점인 남아프리카의 산을 직접 올라 암석 덩어리를 깎아냈다.

그리고 연구진은 이 거대한 소행성의 충돌로 인해 지구가 파괴되기도 했지만, 초기 생명체가 더욱 번성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나자 드라본 하버드대학 교수는 “지구가 처음 형성된 이후에도 우주에는 지구로 날아와 부딪힐 수 있는 여러 암석이 날아다녔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면서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렇게 거대한 암석 충돌 이후에 실제로 지구의 생명체는 회복력을 지녔으며, 번성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S2’ 운석은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암석인, 66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운석보다도 더 컸다. 이 운석은 폭이 약 10km로 에베레스트산의 높이와 비슷했다. 그러나 S2는 폭이 40~60km에 달했으며, 질량도 50~200배 더 컸다.

S2가 떨어진 초기 지구는 지금과는 매우 다른 세상이었다. 바다에서 튀어나온 대륙 몇 개만 존재하는, 그야말로 물의 세상이었다. 생명체라고는 단일 세포로 구성된 미생물들이 전부였다.

바버튼 그린스톤 벨트
Nadja Drabon
나자 드라본 하버드대학 교수와 연구진은 이 거대 암석의 샘플을 수집하고자 남아프리카 동부 바버튼 그린스톤 벨트로 향했다

동부 바버튼 그린벨트에 자리한 이 충돌 지점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운석 충돌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중 하나다.

드라본 교수와 동료들은 이곳을 3차례 방문했다. 우선 가능한 한 운전할 수 있는 곳까지 운전한 뒤, 남은 거리는 배낭을 메고 산을 올랐다.

코끼리, 코뿔소 같은 야생 동물이나 국립공원 내 밀렵꾼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고자 공원 관리인들이 총을 들고 이들과 동행했다.

연구진은 충돌 후 남겨진 둥근 입자나 작은 암석 조각을 찾아 나섰다. 망치를 사용해 수백 kg의 암석들을 수집한 뒤 다시 실험실로 가져가 분석했다.

드라본 교수는 가장 중요한 조각은 자신의 짐가방에 숨겨뒀다고 한다. “보통 보안대에서 제지당하지만, 과학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장황하게 설명하면 이내 지루한지 날 금방 통과시켜줬다”고 한다.

연구진과 공원관리인
Nadja Drabon
이 충돌 지점은 코끼리, 코뿔소 같은 야생 동물이 사는 곳이기에 연구진은 총을 든 공원 관리인들과 동행했다

실험실로 돌아온 연구진은 S2가 지구에 강하게 부딪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재구성해보기 시작했다. S2는 500km의 분화구를 만들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분출된 암석이 분쇄돼 지구 주위로 구름을 만들어냈다.

드라본 교수는 “비구름에서 비가 내리는 게 아닌, 하늘에서 녹은 암석 방울이 떨어진다고 상상해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나 전 세계를 휩쓸었고, 해저를 찢었으며, 대륙의 해안선이 물에 잠겼을 것이다. 드라본 교수는 2004년 인도양 쓰나미는 이에 비하면 약한 편이라고 했다.

그 모든 에너지가 엄청난 양의 열을 발생시켜 바다가 끓어올라 최대 수십 m에 달하는 바닷물이 증발하고, 대기 온도는 최대 100℃까지 상승했을 것이다.

하늘은 검게 변하고, 먼지와 입자로 뒤덮였을 것이다. 어둠을 뚫고 가끔 들어오는 햇빛이 없었다면 땅이나 얕은 물에 살던 단순 생명체들은 모두 멸종했을 것이다.

해저가 찢어진 증거
Nadja Drabon
지질학자들은 해저가 찢어졌다는 증거가 담긴 암석을 분석했다

이러한 충격은 다른 대형 운석 충돌 지점 및 S2 충돌 지점으로 의심되는 곳에서 발견되는 흔적과 유사하다.

하지만 드라본 교수와 연구진이 발견한 내용은 더욱더 놀라웠다. 암석 증거를 분석한 결과 이 대혼란 속에 인, 철과 같은 영양분이 휘저어졌고, 이게 단순 생명체들의 먹이가 됐다는 것이다.

드라본 교수는 “생명체들은 회복력이 강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매우 빠르게 회복하고 번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침 양치질과 비슷하다. 여러분이 양치하며 박테리아 99.9%가 사라지지만, 저녁이 되면 박테리아가 다 돌아오지 않냐”고 덧붙였다.

이번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거대 암석의 충돌은 마치 거대한 비료와 같아서, 인 등 생명체에 꼭 필요한 필수 성분을 지구 곳곳으로 보냈다고 한다. 또한 쓰나미가 지구를 휩쓸면서 철분이 풍부한 물이 심해에서 수면으로 끌어올려졌고, 이는 초기 형태의 미생물에게 추가적인 에너지가 됐을 것이다.

드라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초기 생명체가 초기 지구 발생한 일련의 거대 암석 충돌로 인해 도움을 받았다는 과학자들의 견해에 힘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돌 후 생명체들이 번성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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