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국회 출석해 "中 대만포위훈련, 진정한 봉쇄 아닌 회색지대 교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대만 국방장관은 중국군이 지난 14일 수행한 '대만 포위 훈련'과 관련해 대만군이 중국의 봉쇄에 대응하는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구리슝 국방부장은 이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보고에서 "국제법상 봉쇄 행위가 발생하면 모든 국가의 항공기·함선의 대만 관할 항구·공항·해안선 출입이 금지되는데 이는 교전 행동으로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인도·태평양이든 전 세계든 좌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장은 "국군(대만군)은 그때가 되면 응급 작전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군은 봉쇄에 대응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고, 인력·부대·무기 등 관련 배치도 모두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군이 지난 14일 대만을 둘러싸는 방식으로 육·해·공·로켓군을 동원해 벌인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을 "대만 포위·봉쇄'라고 지칭하면서도 "중공(중국)이 '훈련'(drill)이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훈련 성격이 있는 데다 상세한 경도·위도를 획정하지도, 항행 금지 구역을 공고하지도 않았다"며 이번 훈련이 국제법적인 '진정한 봉쇄'와는 다르다고 했다.
구 부장은 "현재 중공의 대(對)대만 훈련은 회색지대(grey zone) 습격·교란"이라며 "진정 봉쇄를 실시하려 했다면 유엔 결의 3314호에 따른 일종의 침략 행위로 간주되고, 전쟁 행위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회색지대 도발은 명백한 군사적 행동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애매한 방식으로 유무형 공세를 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편, 이날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 제1호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이 전날 밤 대만해협을 야간 항해했다고 밝혔다. 랴오닝함 전단은 14일 대만 포위 훈련에도 참여한 바 있다.
대만 국방부는 "랴오닝함 전단이 어제(22일) 밤 둥사(東沙) 부근 해역에서 대만해협을 거쳐 북상했다"며 "국군은 합동 정보 감시 정찰 체계를 운용해 엄밀히 파악하면서 적절히 경계·대처했다"고 했다.
랴오닝함 전단의 움직임은 지난 20일 미국과 캐나다 군함 두 척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랴오닝함 전단의 대만해협 항해 여부와 구 부장 언급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물은 취재진에 "대만은 중국의 영토로 중국 항모가 자기 영토·영해를 다니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며 "대만 당국이 뭐라고 하든 대만이 결국,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는 대세는 바꿀 수 없다"고 답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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