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3일 북한과 러시아 간 불법적 군사협력 심화를 강력 규탄하며 "후과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경고했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미 대선과 한미 동맹'을 주제로 열린 열린 '2024 중앙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대러 인명 살상무기 및 병력 지원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북러 간 군사협력이 지속되는 한 평소처럼 한러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해선 "파병부대의 구체 행위에 따라 국제형법상 책임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로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점쳤지만,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굳건한 한미 공조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정권 교체기를 틈타 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중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어쩌면 한미동맹이라는 탄탄한 기반이 있는 우리보다 미 대선에 촉각을 더 곤두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차분하고 절제된 대응을 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부채가 되도록 상황을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특히 "미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동맹은 흔들림없이 굳건하게 유지·강화될 것"이라면서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국제규범 수호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동맹국들의 지원을 더 확대하고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대응을 더 적극적으로 하라는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도 촉구했다.
그는 "중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의 주요 행위자로서 악화되고 있는 북핵 문제와 불법적인 북러 협력에 적극 대응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중 전략 경쟁과 관련해서는 "미중 사이에서 눈치 보면서 외줄타기 외교를 하기에는 우리의 국력과 위상이 너무 커졌고 우리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너무 많아졌다"면서 "길게 보면 미중 전략경쟁 속 한미동맹의 관리는 우리 사회가 장기 게임을 위해 단기 비용을 얼마나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 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며 이는 국내 정치적 인내의 총량이 부족하면 힘든 일"이라고 언급했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인해 우리 사회의 단합이 깨지고 갈등이 심해진다면 그것만큼 우리의 국익을 저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 외교가 직면한 모든 도전들은 우리가 자기확신을 가지고 중심을 잃지 않으면 얼마든지 헤쳐 나갈 수 있다. 문제의 원인과 해법이 모두 우리 내부에 있다는 자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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