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권정당' 면모 부각…"사실상 대선 선대위 체제" 평가도
4개본부·1개위원회…첫 행사는 '한강 노벨상 시대의 K컬처'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설승은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조직인 '집권플랜본부'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집권플랜본부는 민주당이 목표로 하는 정권교체를 위해 정책·조직·전략을 미리 마련해 두자는 취지에서 만든 기구로,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이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여기에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김윤덕 사무총장과 김병욱 전 의원이 각각 총괄수석부본부장과 총괄부본부장을 맡았고, '대장동 사건'을 변호한 김동아 의원과 친명계 모임 더민주혁신회의 대표 출신인 강위원 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
집권플랜본부는 기획상황본부(본부장 김영호 의원)·당원주권본부(본부장 이춘석 의원)·정책협약본부(본부장 김 최고위원)·K먹사니즘본부(주형철 전 경기연구원장) 및 10만 모범당원정권교체위원회(간사 윤종군 의원·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 등 22명 규모의 4개 본부·1위원회로 구성됐다.
친명계의 대거 참여로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이재명 정부'를 미리 준비하는 모임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집권플랜본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이재명 대표의 경제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과 '문화주도 성장'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집권플랜본부 내 K먹사니즘 본부는 신성장의 로켓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집권 담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첫 행사로 '한강 노벨문학상 시대의 K컬처 정책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K먹사니즘본부와 정책협약본부가 공동 주관해 출판·번역 문화 진흥, 인문학 소양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김 최고위원은 "집권플랜본부의 1차 세미나는 '문화'를 주제로 삼기로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화정치를 이어 나가고 한류의 길을 넓히겠다"며 "'한강과 흑백요리사의 시대'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문화 주도 성장 전략은 품격 있는 기본사회를 상징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제와 문화를 최우선 담론으로 내세운 배경에는 중도층을 공략을 위해서는 단순히 정권을 '비토'하는 정당을 넘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해야 한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정치 공방이 거칠어지고는 있지만, 단순한 특검·국조 공세만으로는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민주당 지도부의 판단이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진보의 새로운 성장 담론과 전략을 고민하고 있고 늦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K먹사니즘' 담론과 전략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철저하게 포지티브한 대안 위주로 속도감 있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달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이 이 대표의 당내 장악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마치 대선 선대위가 조기에 출범하는 것 같은 모양새"라며 "그럴수록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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