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코오롱생명과학(대표 김선진)이 올해 12월 예정된 25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중도상환권 행사 시점을 2년 뒤인 2026년 12월로 연기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제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 및 인수계약 수정 합의서 체결의 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의 핵심 골자는 중도상환권청구권(콜옵션, Call Option) 행사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스텝업(만기까지 이자율이 증가하는 구조) 시점을 연장해 향후 2년 내 이자 부담을 해소하고, 유예된 2년의 기간 동안 주식 전환을 통한 엑시트 가능성을 동시에 노려 사채 상환에 대한 부담을 전반적으로 경감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코오롱생명과학의 부채비율은 172.91%로 전년 말(120.94) 대비 대폭 높아진 상태다. 별도 기준 유동자산은 1131억원, 유동성의 여유가 없는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일(22일) 기준 BBB-급 회사채 3년물 민평 금리는 9.37%이다. 기존 계약을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CB발행 시점에 적용한 이자율과 스텝업 등으로 올해 12월 10일까지 상환하지 못할 경우 11% 이상의 만기보장수익율을 부담해야 했다.
해당 CB가 발행된 것은 지난 2021년 12월로 표면금리 0%, 만기보장수익율은 연 복리 4%이다. 만기는 30년인 2051년까지로 영구CB로 분류된다. 발행 3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만기 보장이자가 변할 수 있는 조건이 있으며, BBB-급 회사채 3년물 민평 금리에 2%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유동성의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콜옵션을 기간을 유예하면서 당장의 급한 불은 껐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기된 기간 내에 CB투자자들이 전환청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계약에는 투자자가 전환청구를 하기 전에 코오롱생명과학이 당시의 본건 ▲CB전환가격을 하회하는 발행가격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하거나 ▲전환가격을 하회하는 최초의 전환가격 ▲행사가격 혹은 교환가격으로 주식연계증권을 발행하는 경우 해당 발행가격으로 CB 전환가액을 조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6월 13일 2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같은 달 20일 기준 CB전환가액은 3만2611원에서 2만1760원으로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 7월 15일 24450원에서부터 하락세로 CB전환가액을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전환청구의 매력을 어필하려면 주가가 상승세로 접어드는 것이 주요 관건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이 주가의 발목을 잡는다. 2022년~2023년도 사업보고서 및 반기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246억원, 영업손실은 24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1615억원) 대비 33% 감소, 영업이익은 500억원 이상 줄면서 적자전환 했다. 당기순이익도 307억원의 손실을 남겼다.
올해 반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786억원으로 전년 동기(629억원) 대비 개선을 이뤄냈지만, 100억원 가까이 되는 적자는 여전하다.
특히 올해 6월 경북 김천시 소재의 공장 화재가 발생했고, 주주가 지난 2019년 제기한 투자손실 손해배상청구에서 1심 패소 판단을 받으면서 소송 충당부채 313억원을 계상하는 등 악재도 잇달아 발생한 상황이다.
코오롱생명과학 IR 담당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코오롱티슈진의 TG-C 미국 임상 3상이 종료돼 추적 관찰 중에 있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은 TG-C의 FDA(미국 식품의약국) 품목허가 신청일정 등을 고려해 TG-C의 상업화 공정개발을 진행중이고, 이러한 진행 상황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긍정적으로 변동될 경우 충분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락>
한편 TG-C는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하고 있는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FDA로부터 임상 데이터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고관절에 대해서는 임상1상 없이 곧바로 임상2상에 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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