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국감이슈] 농협손보, 손해사정에 '일감 몰아주기' 특혜 논란

농협중앙회장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황민영 기자 [뉴스락]  

[뉴스락] 농협·농협손해보험이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조사 과정에서 손해사정법인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농협·농협손보가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조사를 하면서 손해사정법인에 원예시설물을 독점으로 배정하고 관리비, 이윤 등을 별도로 책정해 조사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등 특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이 농협과 농협손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작물 손해조사 건수는 2020년부터 5년간 총 616만2000건에 달했다. 

이 중 (사)한국농어업재해보험협회 등 협회가 41.3%(254만5000건), 손사법인이 36.2%(223만건), 지역농협 22.5%(138만7000건)를 차지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국비(순보험료 50%, 운영비 100%), 지방비(순보험료 25~40%) 보조, 자부담으로 농협손해보험에서 손해사정법인·협회 등과 위탁계약을 맺고 손해조사 물량을 배분한다. 

이후, 그 결과를 제출받은 농협손해보험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지난해에만 순보험료 9140억원, 운영비 956억원 등 총 1조 96억원이 투여될 정도로 막대한 정부, 지자체 예산이 투입된다. 

그러나, 손사법인은 협회보다 적은 손해조사 건수에 비해 조사 수수료는 휠씬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손해조사 수수료를 살펴보면 협회가 984억원, 손사법인이 1672억원으로 협회와 손사법인의 차이는 688억원이 차이난다. 

이를 건당 단가로 환산하면 협회가 한 건당 3만6672억원, 손사법인이 7만5014원으로 약 2배 가량 차이가 난다. 

농협·농협손보는 손해조사 수수료 차이에 대해 손사법인에만 원예시설물 조사, 관리비 및 이윤을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올해 8월말 기준 손사법인 손해조사 수수료 120억원 중 36%인 43억원이 원예시설물 조사 수수료다.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손해평가사 시험제도를 도입해 손해사정 인력을 양성했다.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 = 황민영 기자 [뉴스락]

손해평가사들로만 구성된 협회는 평가사 시험과목에 시설원예가 포함돼 있고, 농협 출신 농헙시설 유경험자가 다수 활동하고 있어 원예시설물을 조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의원은 “터무니없는 농작물 피해율 산정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도, 농협손보는 손사법인에 과도한 조사 수수료 지급, 독점적 조사 물량 배정으로 막대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며 “이 같은 특혜, 몰아주기 행태는 결국 농협손보가 손해평가 과정을 지휘‧감독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통제와 영향력을 행사해 자사의 손해를 줄이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국정감사에서 말씀 드린 내용이 전부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