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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박정현 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음동행센터(옛 트라우마센터)를 찾은 경찰관은 1만 8912명으로 전년(1만 4218명)보다 33% 증가했다. 올해 1~8월에도 1만 1340명의 경찰관이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했다. 지난해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한 경찰관 중 절반 가량인 8967명이 지역경찰이었다. 다른 직무는 수사(1679명), 경무(1118명), 교통(1100명), 경비(1059명), 형사(893명), 여성청소년(891명) 등 순으로 많았다. 마음동행센터는 경찰관들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받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등을 치유하는 기관이다.
시민과 대면하는 업무 특성상 지역경찰의 수요가 많다. 지난해 기준 전체 지역경찰의 18% 정도가 마음동행센터를 두드린 것이다. 지난해 방문한 지역경찰의 숫자는 2020년(3679명) 대비 무려 2.5배에 달한다.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가 크게 늘어난 수사 직무 경찰관의 방문 숫자는 같은 기간 555명에서 1679명으로 세배 이상 늘었다.
특히 최근 들어 경찰들의 근무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마음동행센터의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소속 경찰관들은 경찰의 날인 21일에 경찰청의 ‘지역관서 근무감독·관리체계 개선 대책’이 과도한 업무부담을 야기한다며 삭발식을 감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교대근무와 물리적 거리 등으로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서울 시내 한 파출소장은 “실제 현장 직원들이 표현을 잘 안 하지만 여러 가지로 트라우마를 앓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도 실제로 센터를 찾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아무래도 센터가 구마다 있는 게 아니라 일부러 다른 곳까지 찾아가야 하다 보니 시간상 여유도 없어 어렵다”고 말했다. 한 지역 경찰관은 “어제도 야간근무하면서 출동을 나갔는데 주취자를 보며 ‘어떻게 해야 되나’며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런 일이 매번 반복되니 힘들다”며 “도움을 받고 싶어도 인원이 적은 파출소에선 한 명이 휴가를 내기도 눈치 보이고 힘든데 마음동행센터까지 가기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전국 각지에 마음동행센터 18개소가 있다. ‘찾아가는 상담’ 등도 펼치고 있지만 전국 경찰관이 마음동행센터를 접하기엔 부담이 큰 실정이다. 상담 인력 또한 부족하다. 전국 상담 인력 수를 합쳐도 3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마음동행센터 이용(1만8912명·3만8199건) 기준으로 상담사 1명이 1년에 경찰관 525명, 1061건을 혼자 담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역별 편차도 크다. 서울(5명), 경기(5명)에 비해 강원(1명), 제주(1명), 충북(1명) 등 지방은 상대적으로 상담 인력이 적다.
경찰청은 마음동행센터를 향후 36개까지 늘리고, 상담관도 3배 수준인 108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산 문제로 구체적인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경찰청은 장기적으로 경찰에 특화한 심리 치료 체계 마련을 위해 ‘의료·연구복합센터’ 민간투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경찰병원 내 트라우마치유센터와 심리검사실, 심리안정실 및 힐링공간, 교육 및 집단프로그램실, 상담실도 마련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상담 인력을 늘리고 센터 증설을 계획했는데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경우 접근성이 제한돼 직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어 도농 지역 경우 접근성을 개선하려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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