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퀄컴에 칩 설계 라이선스 중단 통보…갈등 고조

Arm, 퀄컴에 칩 설계 라이선스 중단 통보…갈등 고조

이데일리 2024-10-23 14:23: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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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반도체 설계 원천 기술을 보유한 암(Arm)이 핵심 고객사인 퀄컴에 지적 재산 제공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오랜 시간 유지했던 동맹의 균열로 정보통신(IT) 기기 시장은 물론 두 회사 모두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이데일리 DB)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Arm은 퀄컴에 칩 설계 라이선스 계약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퀄컴은 그간 Arm이 소유한 표준을 기반으로 자체 칩을 만들 수 있었으나 계약 파기가 시행되는 60일 이후부터는 칩 설계 라이선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퀄컴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에 Arm 칩 기술을 적용한 만큼 적잖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라이선스 취소가 발효되면 약 390억달러의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Arm의 이번 조치는 2022년 퀄컴을 계약 위장과 상표권 침해로 고소하면서 시작된 법적 분쟁이 발단이 됐다. 퀄컴은 애플 핵심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를 인수했고, Arm은 누비아가 사용했던 자사 칩 설계를 퀄컴이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Arm은 누비아 인수 후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는 반면 퀄컴은 기존 계약이 누비아의 활동을 포함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Arm이 라이선스를 종료하면 퀄컴은 Arm의 명령어 세트를 사용해 자체 설계를 할 수 없게 된다. 명령어 세트는 칩이 운영 체제 등의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데 사용하는 기본 컴퓨터 코드다. 퀄컴은 별도 제품 계약에 따라 Arm의 설계도에 대한 라이선스를 계속 사용할 수 있으나 이렇게 되면 지연이 발생하고 이미 완료된 작업을 낭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rm의 대변인은 이번 분쟁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

퀄컴 대변인 이메일 성명에서 “법적 절차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보이며 계약 해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우리는 Arm과의 계약에 따른 퀄컴의 권리가 확인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두 회사의 대결은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뒤흔들고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회사의 재정과 운영을 혼란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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