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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관계자는 23일 “내년부터 수습교사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며 “시도교육청 공모를 통해 원하는 교육청부터 운영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습교사제는 임용에 합격한 신규 교사가 교단에 서기 전 학교 현장에서 약 6개월간 실무 역량을 쌓는 제도다. 수습을 나간 학교에서는 △교수법 △생활지도법 △상담 △학부모 응대 요령 등을 익힐 수 있게 된다.
지금도 교생 실습이 있지만 참관 등을 제외한 순수 실무 실습은 통상 4주 정도다. 교육부는 교생 실습으로는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수습교사제를 추진하게 됐으며 이데일리 단독 보도(6월 25일)로 추진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교육부가 연내 발표할 예정인 교원역량 강화 방안에 수습교사제가 포함될 예정이다.
수습교사제가 도입되면 6개월간 기간제 교사로 근무한 뒤 정규 교사로 발령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원하는 교육청부터 수습교사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수습교사제를 추진하게 된 데에는 서울 서이초 교사 사건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극단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의 경우 발령 직후 민원이 많은 1학년 담임을 2년 연속으로 맡아 고초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 응대 요령 제고 등이 수습교사제 취지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전문성 강화 등 교원의 역량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 추진 배경”이라고 했다.
앞서 교육부는 1999년 이해찬 장관 재임 당시에도 수습교사제를 도입하려 했지만 예비 교사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수습 평가를 거쳐 최종 임용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임용시험까지 합격한 예비 교사들은 수습 평가를 또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을 반대했다. 이번에 추진하는 수습교사제는 임용이 확정된 신규 교사를 대상으로 실무 역량을 쌓는 과정으로만 운영하겠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다.
교육계는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금도 임용 합격 후 발령까지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기간을 이용한 수습교사제 운영을 효율적이라고 보는 의견도 많다.
박병진 광주 성덕초 교장은 “예전에는 임용고시까지 합격했는데 또 수습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해서 반발이 컸지만 이번처럼 임용 확정 교사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면 담임만 맡지 않을 뿐 실제로는 발령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며 “수습교사를 학년부실에 배정해 실무를 익히게 하는 동시에 체험학습·운동회 등 학년 업무를 맡아 지원하게 하면 사실상 교원 정원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8월 함께차담회에서 “수습교사제가 교직 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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