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들이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 홈경기에서 77-72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서울 SK는 ‘2024~2025 KCC 프로농구’ 개막 이후 2경기에서 거침없이 뛰는 농구로 눈길을 끌었다. 20일 안양 정관장전(95-71 승)에서 35-5, 22일 원주 DB전(77-72 승)에서 16-7의 속공 득점 우위를 기록했는데, 전희철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수치다. 특히 정관장전에서 기록한 19개의 속공은 역대 팀 최다 기록이다. 전 감독은 DB전에 앞서서도 “우리는 선수들이 잘 달려줘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상의 전환도 눈에 띈다. 올 시즌 프로농구의 가장 큰 변화는 몸싸움에 관대한 판정인 ‘하드 콜’의 적용이다. 과거에는 쉽게 불렸던 파울 콜이 잘 불리지 않고, 속임 동작 또한 엄격하게 제한된다. 그렇다 보니 수비와 접촉하지 않고 득점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기동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은 SK는 이 같은 이점을 잘 살려 개막 2연전을 치렀다. 속공이 ‘하드 콜 파훼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 감독은 “하드 콜을 피하려면 속공이 최소 7~8개 이상은 나와줘야 한다”며 “그래야 조금은 편안하게 득점할 수 있다. 빠른 플레이를 해야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하드 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팀으로 꼽힌다. 오재현, 최원혁 등 수비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서다. 특히 오재현은 개막 이후 2경기에서 무려 7개의 스틸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고 속공에 기여했다. 또 접전 상황에선 스틸에 이은 득점이 팀 분위기를 확 끌어올릴 수 있다. 상대 수비와 접촉을 피하며 편안하게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오재현은 “좋은 수비 이후 쉽게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때 우리 팀의 경기력이 좋았다. 나도 수비에 재미를 많이 느끼려고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속공의 선제조건은 ‘빠른 공수 전환’이다. 리바운드를 아무리 많이 따내더라도 빠르게 반대편 코트로 넘어가지 못하면 속공 기회는 사라진다. 전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대목이다. SK는 상대 공격이 성공하더라도 빠르게 다음 동작을 이어가며 득점 확률을 높이는 플레이를 추구한다. 엄청난 체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전략이다.
전 감독은 “공격이 정체되고 세트플레이를 하다 보면, 스피드를 활용하기보다 옆으로 움직이는 동작들이 많이 나온다”며 “이때 신체 접촉이 일어나면, 그때는 공격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얼리 오펜스’를 시도하는 등 조금이라도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이렇게 하려면 수비는 물론이고 리바운드 제공권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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