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S’ VIEW interview - 뮤직비디오 감독 윤승림(리전드 필름)
누구에게나 첫 기억은 오래 남는다. 갓 입사한 <싱글즈> 인턴들의 첫 단독 인터뷰. 뮤직비디오 감독 윤승림을 직접 섭외하고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최근 1티어 아이돌 그룹인 에스파 <아마겟돈> , 아이브 <해야> , 있지 <케이크> 등을 작업해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은 전부 리전드 필름, 윤승림 감독을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보는 과감한 비주얼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은 에스파의 <아마겟돈> 뮤직비디오는 12일 기준 8000만 조회수를 달성하고, 2024 케이 월드 드림 어워즈에서 K 월드 드림 베스트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했다.
뮤직비디오 연출 감독이라는 직업이 가진 특별함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특별한 점은 머릿속으로 그리는 상상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좋아하는 내 작업물은 XG의
지금껏 보지 못했던 뮤직비디오라는 호평을 많이 듣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것. 아무리 바빠도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지 않는다. 내가 가진 신념은 레퍼런스처럼 느껴지는 작업물은 무조건 피하자에 가깝다. 레퍼런스를 차용해 작업물을 만들다 보면 똑같은 결과물밖에 나올 수 없다. 이러한 신념을 갖고 작업을 한 이후로 더욱 만족스러운 작업물이 나오는 것 같고, 자부심도 더욱 강해진다.
연출을 막 시작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오리지널리티를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 레퍼런스를 차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케이팝도 예전에는 끊임없이 레퍼런스를 차용했고, 짧은 기간 내에 높은 퀄리티를 뽑아내야 하는 작업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나 또한 그런 단계가 있었지만, 올해로 13년 차인 내가 오리지널리티를 만들 줄 모르면 나 스스로가 인정할 수 있는 감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찾아, 그중 끌리는 키워드나 비주얼을 추출해 연결하고 구체적인 디렉션으로 발전시킨다. 이로써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완성된다.
후배 양성에도 관심이 많은데, 뮤직비디오 연출 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을까? 뻔한 말이지만 우선 경험을 많이 해야 된다. 그리고 중요한 건 절대 완벽주의자가 되면 안 된다는 거다. 나도 평소 완벽주의 성향이 엄청난데, 항상 완벽주의를 버리려 노력한다. 물론 많은 요소를 컨트롤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 치밀할 필요는 있겠지만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메타 인지, 자기 객관화를 계속해야 한다. 나 또한 아직까지도 나의 셀링 포인트가 뭔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성공하기까지 큰 힘이 되었던 원동력이 있을까? 고3 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당시, 아버지가 나에게 이상의
<날개>
라는 소설을 아냐고 물었다. “추락하는 순간에도 날개는 있다”라며 나 또한 날개가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나는 저 끝에 있는 바다를 가봤고, 그 끝을 넘어 다른 끝도 갈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이 내가 살아온 원동력이다. 그리고 나의 파트너 장동주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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