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을 거론하며 은근히 ‘너도 손흥민처럼 좀 해’라는 메시지를 활용했던 파울루 폰세카 AC밀란 감독이 여전히 하파엘 레앙과 미묘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밀란(이탈리아)은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차전을 갖고 클뤼프브뤼허(벨기에)를 3-1로 꺾었다. 앞서 리버풀, 바이엘04레버쿠젠 등 너무 힘든 상대를 만나 2연패 중이었던 밀란이 첫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앞두고 폰세카 감독이 “손흥민은 박스 투 박스 선수”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손흥민이 뛰어난 윙어지만 수비 가담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모든 선수가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 우리 페널티 박스를 오가는 헌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탈리아에서 활약하는 포르투갈 감독이 엉뚱하게 토트넘홋스퍼의 한국 선수를 이야기한 뜬금없는 멘트는 밀란 에이스 레앙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레앙은 밀란의 간판 스타이자 가장 날카로운 공격자원이지만 수비가담을 설렁설렁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폰세카 감독은 밀란을 갑자기 선발 라인업에서 빼거나 중요한 경기에서 일찍 교체아웃시키는 등, 수비가담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내 팀에서 뛰기 힘들 거라는 메시지를 보내 왔다.
브뤼허를 상대한 경기에서 레앙의 입지는 더 애매해졌다. 밀란은 상대 선수의 이른 퇴장에도 불구하고 동점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그런데 레앙과 루벤 로프터스치크까지 수비 가담이 느슨한 것으로 유명한 두 명이 빠지고 다른 2명이 투입됐는데, 이 노아 오파포르와 사무엘 추쿠에제가 모두 도움을 기록하면서 용병술이 적중했다. 레앙이 빠져야 승기를 잡은 셈이었다.
경기 후 폰세카 감독은 “우리 팀이 너무 느슨하고 느리게 경기했던 게 문제였다. 교체 투입된 오카포르와 추쿠에제가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면서 골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레앙 문제가 자주 화제를 모으면서, 매 기자회견마다 대놓고 질문하는 기자들이 꼬박고박 나온다. 폰세카 감독은 “레앙과 특별한 문제는 없다. 문책성 교체도 아니다. 오카포르와 추쿠에제가 필요했을 뿐이고 레앙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앙은 경기 후 “내가 얼마나 순수한지 주님은 아시겠지…”라며 말줄임표를 쓴 아련한 문장을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게시해 많은 추측을 불러 모았다.
이 경기를 앞두고 현지 일간지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는 밀란 선수 대부분이 폰세카 감독을 지지하고 있다며 리더십에 대한 기사를 다루기도 했다.
폰세카 감독은 레앙 이슈뿐 아니라 다양한 해프닝을 통해 리더십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다. 최근 피오렌티나전서 페널티킥을 따냈을 때 전담키커 크리스천 풀리식이 아니라 공을 빼앗아간 태미 에이브러햄이 처리했다가 선방에 막힌 사건이 화제를 모았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밀란은 이날 패배했다. 밀란은 ‘콩가루 집안’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 가운데 감독이 ‘너희들도 좀 저렇게 열심히 뛰어라’라는 메시지에 손흥민을 활용했던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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