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중인 여성 폭행까지…법원 "품위유지의무 위반 정도 중해"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업무 당시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고, 공직까지 잃은 공무원이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춘천지법 행정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A씨가 강원특별자치도지사를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업무를 맡았던 2020년 7월 알펜시아 매입 의사를 밝힌 B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1천600만원을 받은 일과 2023년 1월 교제 중이던 여성을 때려 상해를 가한 일로 그해 9월 파면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그는 행정소송에서 뇌물수수에 관해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었고, 상해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입은 부상은 3주 정도의 통원 치료로 충분히 회복될 수 있으므로 비위의 정도가 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뇌물수수 혐의 형사재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으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근거로 뇌물수수 행위로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징계 수위 역시 지방공무원 징계 규칙상 징계기준 범위 내에 있어 징계양정의 기준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의 비위행위는 공직 기강에 미치는 해악의 정도가 현저히 높고, 수수한 뇌물의 금액 등에 비추어 그 위반의 정도도 절대 가볍지 않다"며 "뇌물수수 사건 형사재판 진행을 이유로 징계 절차가 연기된 상태에서 교제 중이던 여성을 폭행했다는 점에서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비위의 정도도 매우 중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청렴하고 엄정한 공직 기강 확립과 공직사회 신뢰 복 등이라는 공익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파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작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A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천500만원, 1천600만원의 확정판결을 받았으며, 상해 혐의로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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