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초대석]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평생학습과 함께 평생교육 '진흥'에 방점
남양호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
“이제는 ‘AI 노마드’ 시대입니다. 평생교육도 주입식이 아닌 개인의 필요에 맞춰 학습 방향을 제안하고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도록 제도화·정책화해야 합니다.”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요즘, 남양호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은 기술 발전에 따른 평생교육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주입식·일방향적 교육에서 벗어나 AI로 대표되는 기술을 활용해 평생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2차 베이비부머 은퇴…직업능력 향상 위한 평생교육 필수 평생교육은 청소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 노인 등 전 연령층을 아우른다. 때문에 평진원이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경제적 구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평생교육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 원장은 5060세대에 대한 평생교육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총 1600만명에 달하는 1,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노동시장의 변화를 의미한다. 남 원장은 “세상이 급변하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세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만으로는 변화하는 사회에 적용하기 어렵다”며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평생교육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평진원은 5060세대를 위한 직업 전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가 대표적이다. 도 내 5060세대들의 성공적인 재도약을 목표로 생애 재설계 등 평생교육과 취·창업 연계, 각종 사회참여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총 3개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확대할 방침이다.
중장년을 위한 디지털 문해력(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강사 양성도 진행 중이다. 디지털 문해력이란 디지털 기기 사용법 뿐만 아니라 정보를 다루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공익적 일자리 제공 차원에서 중장년을 디지털교육 강사로 양성, 31개 시군에 연계한다. 남 원장은 “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만큼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고 그 안의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라며 디지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교육을…‘AI 노마드’ 시대 왔다
남 원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AI 기술 발전이 평생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온다고 전망했다. 교실과 학교 등 물리적인 공간에서의 ‘교육’보다 개인의 필요를 반영해 AI가 추천하는 ‘학습’이 더욱 보편적이게 될 것이라고 봤다. 현재도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유튜브, AR, VR 등 에듀테크를 통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남 원장은 “이제는 교육이 아닌 학습의 시대”라며 “교육 주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일방향적으로 제공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알고리즘처럼 개인의 필요가 반영된 학습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젠 언제, 어디서든 AI가 개인의 필요를 반영한 학습을 제안하는 ‘AI 노마드’ 시대가 온다”고 내다봤다.
평진원은 AI 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제도화·정책화할 계획이다. 남 원장은 “경기도 내 31개 시군과 협력해 미래의 평생교육에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발전 위해 대학-평생교육 연계 필요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며 지역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평진원은 지역 대학과 연계해 지역사회 유지를 위한 방안을 고안한다. 남 원장은 “대학은 학습을 위한 공간 뿐만 아니라 지역에 사람을 모아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역할을 하기에 중요하다”며 “평생교육은 대학과 함께 사업을 운영하며 재정을 보태고 지역사회의 생존 등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평생교육은 사람과 교육콘텐츠를 채워넣는 등의 방식이다.
평진원은 대학과 협력해 평생교육 및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대학의 전문 지식과 인프라를 활용해 직업전환 교육, 신기술 교육 등 성인 학습자와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교육 과정을 설계하는 등이다. 또 대학 캠퍼스 시설을 활용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임 1년 8개월째를 맞은 남 원장은 평진원의 존재 가치를 ‘진흥’에 뒀다. 직접적인 교육보다는 31개 시군의 평생교육 기능을 기획하고 조정, 관리하는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남 원장은 “평진원이 교육을 하기 시작하면 31개 시군과 모든 분야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며 “평진원과 31개 시군의 평생교육 기관은 상호 경쟁관계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평진원은 평생교육의 미래와 운영 방안을 설계하고 기획하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한다. 31개 시군의 평생교육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그들의 욕구를 파악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이들에 대한 역량강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평진원이 직접 교육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배려계층, 장애인, 경계선지능인 등 교육사각지대에 있는 도민을 위한 교육이다. 남 원장은 “교육에 대한 양극화가 심한데 이것이 소득의 양극화까지 이어진다”며 “이를 보완하는 것이 평생교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은 31개 시군이 세심하게 신경쓰기 어려운 부분이기에 이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원장은 한국농수산대학 총장과 농협중앙회 인재개발원장, 아주대학교 부교수 등 교육 관련 분야의 다양한 경력을 보유했다. 10곳의 직장을 거쳤다는 남 원장은 “교육 현장에서 일하며 학교 교육의 생명이 짧아지고 있으며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직접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책을 통해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비전 제시나 전략 수립에 관심이 뒀다는 남 원장은 “사람들의 미래를 설계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평생교육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동안 평생교육 고유 목적사업을 확장해 평진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은 남 원장과의 일문일답.
- 평진원 원장으로 부임하며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평진원에 와서 제일 강조한 것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다. 각 분야에 대해 전문성이 수반돼야 평생교육의 미래 방향성을 수립할 수 있고, 31개 시군에 대한 네트워킹도 진행할 수 있다. 또 평진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노력했다.
- 평진원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평생교육 ‘진흥’이다. 직접 교육보다는 도 차원에서 31개 시군의 평생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31개 시군과의 네트워킹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요구사항을 듣고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진흥원의 역할이라고 본다.
- 평생교육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변화했는지
과거에는 평생교육이 주로 기본 문해 교육이나 취미 생활에 국한된 것으로 인식됐다. 현재는 개인의 역량 강화와 사회 참여 확대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저출산·고령화, 4차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생애 전반에 걸친 교육이라는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개인의 전문성 강화와 직업 전환을 위해 평생교육에 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 많은 수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삶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평진원의 사업이 있다면
경기 베이비부머 행복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내 5060세대들의 성공적인 재도약을 목표로 생애전환 교육 및 각종 사회참여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도 내 3개 캠퍼스(수원 경기대학교, 안산대학교, 고양 한양문고)를 운영 중이다. 캠퍼스별로 특색에 맞는 정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5060세대들의 취·창업 연계에 힘쓰고 있다.
- 평진원에서 진행하는 ‘재도전학교’ 프로그램이 흥미롭다
도민들이 마음껏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재도전학교가 인기다. 사회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사람이나 실패 경험을 가진 도민들이 와서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패 경험을 자산 삼아 재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재도전을 위한 지원 정책이나 정보처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제공하고, 서로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사업은 시군단위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욱 확대해 진행하고자 한다.
- 평생교육 분야에서 AI 기술 활용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이제는 개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어떤 기계를 통해서도 학습할 수 있는 ‘초개인화된 교육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개인의 필요를 바탕으로 AI가 개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해줄 수도 있다. 챗GPT를 활용해 영어공부를 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학습을 하는 등 이미 그 시대가 우리에게 와 있다. 평진원은 31개 시군과 협력해 이 기술을 제도화, 정책화해 평생교육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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